보겸, 양팡, 쯔양, 도로시 등 많은 유튜버들이 앞다퉈 사과 영상을 올리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영상을 통해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영상에 광고임을 표시하지 않은 행위는 범법행위이거나 법적인 문제는 없다. 다만 많은 구독자들이 거짓말을 하고 속인 것에 분노하고 있다.
400만 구독자를 넘기며 한국을 대표하는 유튜버로 엄청난 명성을 누려온 보겸이 뒷광고 논란과 관련해서 사과 영상을 올렸다.
앞서 보겸은 뒷광고 논란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5개의 광고에 대해서 뒷광고를 인정했다. 하지만 이후 사과하는 태도가 문제가 되고, 뒷광고를 한 프랜차이즈 점주의 폭로가 이어진 이후 그는 또 다시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보겸은 사과 영상에서 "유튜버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라며 "저의 영상으로 특정브랜드 점주님들이 비난 받는 상황도 벌어졌다. 죄송하다. 저에게 실망하신 분들과 비판하신 분들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머리 숙여 사과드리겠다"라고 거듭 사과 했다.
보겸 뿐만 아니라 250만 구독자를 확보한 양팡, 400만 유튜버 도로시, 268만 구독자 쯔양 역시도 앞다퉈 고개를 숙이며 자신들의 뒷광고 논란에 대해서 사과했다. 쯔양과 이 사실을 폭로한 홍사운드 등은 유튜브를 접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은 강민경과 한혜연의 유튜브 뒷광고 때문이었다. 강민경과 한혜연 모두 잘못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광고가 아니라고 말하거나 말해야하는 상황을 밝히지 않은 지점에 대해 사과했다.
강민경과 한혜연 뿐만 아니라 은퇴한 쯔양까지 이들의 행위는 법을 어긴 행위가 아니다. 한 법조 관계자는 "광고와 관련해서 과거 법조계에서는 유튜버를 표시 광고법상 사업자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 적용 대상도 아니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표시광고를 하지 않은 것은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이와 관련된 지침을 오는 9월부터 실시하게 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됐지만 이 역시도 법이 아닌 지침이기 때문에 이를 어기는 것과 관련해 법률을 위반하는 범법행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유튜버들과 SNS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엄청난 돈의 광고료를 받고 광고를 하는 만큼 표시 광고 법의 적용 대상으로서 지침을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유튜브가 티비와 홈쇼핑 등과 함께 또 하나의 거대한 미디어이기 때문.
표시 광고를 하지 않은 행위가 법적으로 처벌받는 것과는 별개로 많은 유튜버들이 사죄를 하고 자숙을 하는 이유는 구독자들에게 배신감을 안긴 것도 큰 이유다.
유튜버들은 대부분 개인이며, 한 개인을 구독자들이 구독을 하면서 관계를 맺는다. 유튜버들은 자신의 구독자들에게 이름을 붙여주면서 마치 아이돌과 그 팬덤 같은 관계를 형성한다. 구독자와 유튜버간의 관계 뿐만 아니라 구독자들 사이에서도 서로에 대한 유대감이 생기면서 점점 더 끈끈해진다.
이 같은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적인 소통이다. 유튜버들은 영상을 올리고 댓글이나 실시간 채팅 등을 통해서 직접 소통을 하고, 영상에 대한 피드백도 직접 받는다. 유튜버들과 구독자들의 관계는 그래서 더 결집력도 높다.
유튜버들의 뒷광고에 대한 비난의 강도가 높은 것은 이같은 끈끈한 관계를 돈으로 치환해버렸기 때문이다. 관심이 돈이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일이지만 구독자들이 이같은 사실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 영상을 통해서 지켜본 유튜버가 적게는 몇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돈을 받고 광고가 아니라고 자신을 속이고 물건을 판 행위를 용납하기는 쉽지 않다.
법을 어기지 않았지만 법을 어긴 행위보다 더한 비난을 받고 있는 유튜버들의 사과가 더욱 씁쓸한 이유다./pps2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