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다' 김태원이 말한 #국민할매 #父 알츠하이머 #10년 연애 러브스토리 [종합]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0.08.17 22: 59

가수 김태원이 아버지의 투병부터 아내와의 러브 스토리까지 그간의 인생사를 털어놓았다.
17일 오후 방송된 SBS플러스 예능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는 부활의 기타리스트 김태원의 인생이야기가 그려졌다.
김태원은 야위었다는 김수미의 말에 "작년에 좀 아팠다. 작년에 간에 문제가 있어서 쇼크가 왔다. 술을 끊은 지 1년 됐다"는 근황을 전했다. 이어 "그동안 거의 요양했다. 병원에서 입원하고 있었고 그 동안 글을 썼다. 6개월 집에 있으면서 곡을 또 하나 썼다. 부모님의 첫 만남을 담은 노래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태원은 현재 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다고 고백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는 "저희 아버지가 올해 87세다. 지금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신다. 내 인생의 목표는 아버지였다. 내 롤 모델이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나를 못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다"라고 밝혔다.
지금 2~3년 되셨는데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나한테 존댓말을 하시더라. 발병 이후로 아버지가 엄마에게만 의지하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병간호의 힘듦 보다는 희열을 느끼시는 묘한 분위기다. 결혼 후 아빠가 엄마만 바라보는 게 처음인 거다. 다시 신혼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예능에 출연한 김태원은 자신을 예능으로 이끌어 준 것이 김구라라고 밝혔다. 그는 "김구라가 셋이서 욕하고 다닐 때 저한테 인터뷰 요청이 왔었다. 그 때 신대철, 김도균과 함께 출연했는데 김구라의 언변과 초라함을 봤다. 너무 불쌍해 보였다. 동지애를 느껴서 형제하자 했는데 그 다음부터 김구라가 라디오 DJ도 하고 예능도 하고 잘 됐다. 그 친구가 나를 예능프로그램으로 이끌어줬다"고 설명했다.
'국민 할매'라는 별명에 대해 그는 "1년 간 공황 상태에 빠졌다. 국민 할매는 좀 그렇지 않나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휴게소에서 화장실에 가는데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쫓아오더라. 그걸 보면서 전세대를 아우르는 록커가 됐구나 싶었다. 부활을 그렇게 알리려고 했는데 이게 다른 길이 있었구나. 그 통로를 발견한 계기가 예능이었다. 지금도 부활 공연 관객들 연령은 20대부터 70대까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예능을 안 한 이유를 묻자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고 자가진단을 했다. 내 스스로 거품이 너무 많다고 느꼈다. 그 때가 국민 멘토로 별명이 바뀔 때였다. 생각해보니까 이건 오바다 싶었다. 그런 정도의 이야기를 들을 만한 사람이 아니다 생각이 들었다. 음악으로 돌아가야 겠다 하고 2014년에 예능 프로그램을 끊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한 이날 자리에는 김태원의 아내 이현주가 깜짝 등장해 그간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소개팅으로 만났다는 두 사람은 "김태원 씨가 절 너무 좋아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동창이 소개팅을 해줬다. 사실 어울리지 않는 만남이었다. 첫 인상은 아저씨 같았다. 사실 부활 음악을 좋아한 적은 없다. 우리는 팝세대라 가요를 많이 듣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태원의 어디가 좋았냐고 묻자 아내는 "순수하고 솔직했다. 저도 솔직한 편이라 다른 배경들은 별로 들어오지 않고 사람만 보게 된 것 같다. 처음에는 부모님에게 숨겼다. 오빠들도 많았다. 5남 4녀고 제가 8번째다. 사귄지 4년 됐을 때 저를 새벽에 불러냈다. 오빠들에게 걸렸는데 무서워서 엄마에게 김태원 씨를 데려갔다. 4년 사귀었다고 했더니 더이상 말을 하지 않으시더라. 10년 연애하고 결혼했다"고 밝혔다.
발달 장애가 있는 둘째 아들에 대해 김태원은 "아내가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걸 내가 나몰라라 했다. 음악을 핑계로.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던 거다. 음악으로 히스테리를 부렸다. 내가 가장 후회되는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서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버텼다. 아픈 사람을 못 보는데 아들이 아프니까 더 못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태원은 "바람이 있다면 죽는 날 아내가 제 옆에 있는게 소원이다. 아버지다운 남편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예전에는 최고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였는데 이제 깨달았다. 철이 늦게 들은 것"이라는 바람을 전했고, 아내는 "지금처럼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건강 관리를 본인이 이제 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mk3244@osen.co.kr
[사진]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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