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향한 오지호의 꿈과 도전, 결혼 후 달라진 #연기태도 #잘생김(인터뷰)[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8.18 13: 35

 “제가 액션 장르를 너무 좋아한다. 킥복싱 선수부터 사극 액션, 현대 액션 등 굉장히 많이 했었지만 이번엔 다른 액션이라 관심이 갔다.”
오지호(45)는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과거부터 액션을 좋아했었는데, 이번 액션은 다르더라. (중국의) 태극권을 가져와서 한국식으로 바꾼 건데 거침보다 부드러움을 강조했다. 오지호가 코믹, 액션 둘 다 되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라고 이같이 말했다.
오지호가 주연을 맡은 액션 영화 ‘태백권’(감독 최상훈, 제공 kth, 제작 그노스・꿀잼컴퍼니, 배급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은 태백권의 전승자가 사라진 사형을 찾기 위해 속세로 내려왔다가 지압원을 차리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예측불허 코믹 액션극. “한 달 안에 이걸 어떻게 마스터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태백권’을) 준비하는 동작도 거의 10번 정도 바꾸었다. (몸과 손의) 선을 강조했고, 방어 기술에 집중했다”고 창조된 태백권 속 액션을 준비해온 과정을 전했다.

“올 4월에 ‘프리즈너’를, 5월에 ‘태백권’을 찍었다. 제가 저예산 영화를 찾아다니며 하고 있다. 이번 영화도 저예산이지만 스스로 만족하고, 관객들에게 욕은 먹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저는 관객들의 시선으로 작품을 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실험적으로 하고 싶다.” 
전작 ‘프리즈너’(감독 양길영, 2020) 속 액션 연기와의 차이점에 대해 “그 작품은 기술을 바탕으로 한, 합을 위주로 짠 싸움 액션이었다”며 “근데 ‘태백권’은 부드러움을 보여준 무술 영화다. 요즘엔 현실을 반영한 작품들이 많지 않나. 우리 때는 홍콩 무술 영화를 재미있게 봤었는데..그래서 이번에 하면서 '정통무술처럼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도포를 입은 성준의 뒷모습부터 등장하길 바랐다”는 그는 “걸어 들어오는 것부터 다 찍었는데, 본편에서 그 부분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오지호는 “처음에 대본을 받고 보니 만화 같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었다”며 “감독님을 뵈었는데 만들고자 하는 의도가 마음에 와 닿았다. 드라마 스토리는 마음에 들었고, 그렇다면 무술은 어떻게 찍으실지 궁금했다. 그래서 스토리에 대한 얘기를 끝내고 ‘무술을 어떻게 찍으실 거냐’고 여쭤봤다. 감독님이 외국에서 공부를 하셔서 그런지 충분히 잘 하실 수 있겠다 싶었다. 보자마자 같이 가야겠다 싶었다”고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과정을 전했다. 
이번 캐릭터를 위해 4kg 정도 감량했다는 오지호. 이어 그는 “헬스, 런닝을 하며 몸을 만들었다. 82kg였는데 4kg을 빼서 78kg이 됐다. 영화를 마치고 살짝 다시 살이 찌긴 했는데.(웃음) 살을 뺀 게 아까워서 더 찌지 않게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오지호는 액션 장르를 섭렵하고 싶은 애정이 크다고 했다. “결혼 후 아빠 역할이 많이 들어왔다. 6~7년 정도 그런 역할을 하다 보니 연기적으로 해소가 안 됐다”며 “혼자서 몸이라도 만들자는 생각에 올 1월부터 닭 가슴살을 먹으며 준비했다. 뭐가 들어올지 모르니 계속 운동을 하다가 우연찮게 액션 영화 2편이 들어왔다. 몸을 만들고 있었는데 잘됐다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던 중 4월에 남성 잡지사에서 연락이 왔다. 스타일리스트들을 통해 ‘오지호가 몸을 만들고 있다’는 소문이 났다더라.(웃음) 그래서 두 편을 찍고 6월 달에 화보도 찍었다”고 전했다.
오지호는 속세에서 지압원을 차린 성준을 맛깔나게 연기했다. 성준의 아내이자, 지압원을 공동 운영하는 보미는 배우 신소율이 맡았다.
신소율에 대해 오지호는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사람을 잘 파악하게 됐다. 소율 씨는 저와 같이 (성격이) 급하더라. NG가 났을 때 급하게 대사를 하려고 해서 ‘괜찮으니까 천천히 하라’고 했다. 같이 하는 배우들이 편하게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지 않나. '편하게 해도 되니까 걱정하지 말고 하라'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앞서 신소율은 인터뷰를 통해 오지호가 배려심이 깊은 선배라고 밝혔던 바.
이어 오지호는 “그 친구가 애드리브를 잘 받아준다. 코믹할 때 제가 애드리브를 많이 치는데, 처음엔 상대 배우가 당황해 할까 봐 이렇게 하겠다고 말을 하는데, 이번에도 처음에 말을 해줬지만 그 다음부터는 리액션을 위해 말을 안 했다”라고 자신만의 비법을 전했다.
드라마를 통해 코믹 연기를 입증 받은 오지호는 “코믹 연기는 타이밍이다. 무리해서 하면 제가 봤을 때 재미가 없어서 어느 순간이 오면 ‘여기까지 해야겠다’는 느낌이 온다”고 선을 지킨다고 했다. 최상훈 감독도 오지호의 애드리브 실력을 인정했다고. 이어 “재미없으면 스태프의 반응부터 다르다. 재미있으면 ‘ㅋㅋㅋ’ 소리가 들린다. 그런 반응을 들으면 딱 이 정도면 됐다 싶더라”고 전했다. 
최상훈 감독은 프리 단계에서 극중 주인공 부부를 연상연하 커플로 잡았지만, 오지호가 캐스팅 되면서 남녀 나이대가 바뀌었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보니 성준의 대사 중 ‘누나’라는 말이 있었다. 근데 제가 하게 되면서 아내의 나이대를 동갑이나 연하로 바꾸기로 했다. 물론 연상도 가능하지만 (캐스팅 여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저보다 연하 배우로 가는 게 나을 거 같았다”고 밝혔다.
오지호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감독님과 쾌재를 부른 적이 있었다. 감독님이 ‘안경을 써보자’고 하신 거다. 그래서 써봤는데 안경을 쓴 제 모습이 너무 좋더라”며 “그동안 작품에서 만난 감독님들이 ‘너무 잘생겼다’고 하시니, 저도 극을 할 때마다 부담이 됐다. 근데 안경을 쓰니 얼굴도 가리고 너무 좋았다. 첫 장면에서 써봤는데 마음에 들어서 계속 쓰게 됐다. 무술할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 안경을 쓰고 연기했다”고 캐릭터를 만들게 된 과정을 들려줬다.
어려웠던 점에 대해 “높은 장소에 올라가서 연기하는 게 힘들었다. 제일 힘들었던 건 산봉우리에서 올라갔을 때”라며 “올라가서 눈을 감으니 평형 감각이 흔들려서 연기하기도 너무 힘들었다”고 답했다. 
‘잘생김이 연기에도 도움이 될 거 같다’는 말에 오지호는 “장점이 많긴 하다. 하하. 처음에 제가 배우를 시작할 때 멜로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었다. 멜로 영화 ‘미인’ ‘아이 러브 유’로 시작을 했는데 당시 IMF가 터졌고 (대중의)분위기도 안 좋은 거 같더라. 그래서 코믹으로 웃음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에 ‘웃찾사’나 ‘개콘’ 등 코믹 프로그램을 3년 넘게 꾸준히 시청했다. 제가 인상까지 쓰고 있으면 처음엔 다가오기 힘든데,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웃음) 쉽게 다가가고 싶은 배우가 되게끔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지호는 지난 2014년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일반인 은보아 씨와 결혼에 골인해 슬하에 1남 1녀를 키우고 있다.
“제가 작품을 하면 가족들에게 안 보여주려고 하는 편이다. 왠지 낯간지럽다. 근데 이번 영화 시사회 때는 아내에게 오라고 했다. 아내가 ‘내가 봐도 재미있다’고 하더라. 아이들이 봐도 재미있을 거 같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보니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다. 만화 같아서 온가족이 봐도 좋다.(웃음)”
이어 그는 “첫째 딸이 제가 배우인 것을 안다. 근데 제가 사인을 해주고 사진 찍어주는 걸 싫어한다. 제가 해주고 있으면 옆에서 째려본다.(웃음) 딸이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를 했을 때 별로 안 좋아했다. 제가 계속 맞으니까. 하하. 근데 옷을 제대로 갖춰 입고 나오면 아빠를 보는 걸 너무 좋아한다”고 전했다.
은보아 씨가 자신의 SNS에 게재하는 가족 사진이 늘 화제가 된다고 하자, “아내가 사진을 올리면 많이 보시더라. (SNS에 올리면) 많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저는 인스타 그램을 해킹 당해서 공개적으로 안 하고 있지만 당시 정말 당황했다.(웃음) 다들 해킹을 조심하시길 바란다”고 답하며 웃었다.
오지호는 “내가 벌써 45세라는 사실에 놀란 적도 있다. 40대에 영화 분야에서 좀 더 많은 걸 하고 싶다”며 “미국에서는 배우들이 60세까지 액션을 하지 않나. 체력이 된다면 저도 60세까지 대역 없이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주)그노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