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현성 가족이 '신박한 정리'에 출연하며 반가움과 화제를 동시에 몰고 왔다. 엄마, 아빠 그리고 자식 둘의 4인 가구. 가장 평범해서 위대한 현실 가족의 모습이 정리의 힘을 넘어 색다른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17일 밤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에서는 장현성 가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장현성이 아내와 두 아들 준우, 준서 형제와 함께 지내는 보금자리의 변화를 위해 '신박한 정리' 팀에 정리를 의뢰한 것이다.
'신박한 정리'는 나만의 공간인 '집'의 물건을 정리하고 공간에 행복을 더하는 노하우를 함께 나누는 예능이다. 스타들이 매회 게스트로 출연해 실제 생활하는 집을 공개하고 정리의 힘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최근 방송가 주류인 관찰 예능에 배우 신애라를 중심으로 한 정리, 비움의 미학을 보여주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가운데 장현성 가족은 과거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후 오랜만에 '신박한 정리'로 대중 앞에 서며 관심을 모았다. 어린 시절 얼굴 그대로이면서도 어느새 수험생활을 바라보는 첫째 아들 준우, 엄마 키를 따라잡을 정도로 훌쩍 큰 막내 준서의 모습이 반가움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그 안에는 배우이자 한 가정의 아빠, 아내의 남편 그리고 평범한 한국의 50대 남성인 장현성의 모습이 있었다.
# 정리의 시작, 새로운 채움을 위한 '비움'
장현성의 집에서 그의 정체성을 보여준 부분은 단연코 서재였다. 수많은 배우들을 배출한 서울예술대학 연기과 졸업 후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장현성이다. 그의 서재는 크진 않지만 오랜 시간 배우로서 뚝심 있게 걸어온 장현성의 발자취들로 가득했다. 청년 시절부터 모아온 빛 바랜 DVD부터, 가장 아끼는 가구라는 의자, 감춰왔던 실력으로 입을 떡 벌어지게 한 기타까지 지금의 장현성을 만든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서재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 출연작 대본집이 한 자리에 쌓여 있어 시선을 끌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은 것은 뛰어난 완성도로 호평받았던 tvN 드라마 '시그널' 대본. '시그널'에서 악역으로 강한 존재감을 남겼던 장현성이기에 시간이 지나 더 이상 펴볼 일이 없더라도 뜻 깊은 물건이었다. 그러나 장현성은 더 의미 있는 물건으로 여겨줄 누군가를 위해 '시그널' 대본집 기부를 선택했다. 추억은 추억으로, 공간으로 남겨두지 말라는 신애라의 조언을 새김과 동시에 새롭게 채워나갈 인생작을 위한 비움이었다.
# 부모와 두 아이, 흔한 4인 가구 집의 변화
두 아들을 키우는 만큼 장현성 가족의 집은 아이들을 위한 짐들로 가득했다. 특히 수험생이 되는 첫째 준우와 역시 학생인 준서를 위한 책들이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아이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만 해도 짐이 넘쳐나는 상황. '신박한 정리'에서 장현성 가족의 집은 효과적으로 책들을 수납하면서도 가족을 위한 기능적인 공간을 마련하는 데에 집중됐다.
그 결과, 거실은 책장과 소파 사이 널찍한 테이블이 놓여 온 가족이 모여 준우의 공부부터 식사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가족실로 탈바꿈했다. 준우와 준서의 방도 두 아이의 취향과 현실에 맞춰 깔끔하게 정돈됐다. 책상과 침대로 혼자만의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준우의 방, 답답한 이층 침대가 사라져 자유롭고 개구진 준서의 취향을 반영한 갈끔한 준서의 방까지. 가족들을 위해 애쓰는 아내를 위한 깔끔하고 널찍해진 주방, 장현성의 발자취가 담겨 정돈된 서재. 가족 구성원 각자의 공간을 마련한 지극히 평범한 배치이자, 동시에 구성원의 현실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배치가 배려심마저 느끼게 만들었다.
# 가장 평범해서 위대한
연예인의 집이라고 하면 화려하고 널찍한 싱글 라이프를 떠올리기 쉬운 시대. '신박한 정리' 장현성 가족의 이야기는 지극히 평범하고 현실적이기에 위대했다. 누구보다 정리의 힘이 절실한 평범한 가정의 집안을 대변하는 모양새였기 때문. 앞서 코미디언 정주리가 최근에는 흔치 않는 아들 셋 다둥이 가정의 모습으로 변화를 보여줬다면, 장현성 가족은 여전히 흔히 볼 수 있는 4인 가구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변화와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자연스럽고 기쁘게 변화를 받아들인 장현성 가족의 모습도 색다른 울림을 선사했다. 장현성 아내가 방을 열 때마다 계속해서 눈물을 보이고, 장현성은 자연스럽게 아내를 위로하며 감격하고, 준우와 준서 형제는 달라진 방 구조에 들뜨며 기뻐하는 모습이 '신박한 정리'를 본 시청자들의 풍경과 다름 아니었다. 나아가 그 풍경은 다양한 작품에서 크고 작은 역할로 감동을 선사한 장현성의 모습과 맞닿아 있었다. '비포 앤 애프터(Before&After)' 모두 평범하고 현실적인 이 가족의 이야기가 방송 후에도 계속해서 울림을 주는 이유다. / monamie@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