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의 개봉이 순탄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몇 차례 개봉을 미루며 일정을 조정했지만, 국내 개봉을 앞두고 코로나19 재확산이 이어지면서 타격을 받게된 것. 여기에 세계 최초 프리미어 상영이 결정됐지만, 변칙 개봉이라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테넷’은 오는 26일 국내 개봉을 결정 지었다. 워너브라더스 측은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보다 앞서 해외 선개봉을 택했고, 이에 한국은 유럽 국가들과 함께 ‘테넷’의 월드와이드 개봉 포문을 여는 국가가 됐다.
한국에서는 개봉에 앞서 세계 최초로 프리미어 상영을 확정하기도 했다. ‘테넷’ 측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시장에서 이미 안전하게 극장이 재개됐음을 주목해 ‘테넷’을 가장 먼저 공개하기를 바랐고, 오는 22일과 23일 프로미어 상영을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테넷’은 다시 한 번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일단 19일과 20일 예정됐던 언론 시사회와 라이브 컨퍼런스가 취소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50인 이상의 실내 모임이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기 때문.
한국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18일 공문을 통해 개봉 영화들이 진행하는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등 행사를 금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영진위 측은 “서울, 경기, 인천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 금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8월 19일 0시부터 영화관에서 50인 이상이 참여하는 시사회를 금지해 주시길 바란다. 다만 일반적인 형태의 영화 상영은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결국 개봉 영화들의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등 행사는 대부분 취소를 결정했다. 또 극장들은 공지를 통해 상영관 내 좌석 재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테넷’ 측은 언론 행사는 전면 취소했지만 이번 주말 예정돼 있는 프리미어 상영은 변동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프리미어 상영을 결정하며 변칙 개봉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프리미어 상영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테넷’의 프리미어 상영 역시 취소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0인 이상이 참여하는 행사들이 금지된 만큼 유료 시사회 역시 열리면 안 된다는 것. 영진위 측에서도 “공식 개봉일 전에 실시되는 상영은 공정 경쟁을 해치는 변칙 상영에 해당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할인권 혜택이 지원되는 것 역시 적저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 ‘테넷’ 측은 유료 시사회가 아닌 프리미어 상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일반 상영과 똑같이 요금을 지불하고 관람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사회라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테넷’은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미래의 공격에 맞서 현재 진행 중인 과거를 바꾸는 이야기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20년 동안 아이디어를 개발, “내 작품 중 가장 야심찬 영화”라고 자신하며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어렵게 개봉을 결정지은 가운데, 변칙 개봉 논란을 지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eon@osen.co.kr
[사진]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