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하우스' 원수연 작가, 기안84 연재 중단 운동 비판 "내부총질..검열 중단하길"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0.08.20 16: 49

만화 ‘풀하우스’의 원수연 작가가 기안84를 향한 연재 중단 운동에 대해 비판했다.
원수연 작가는 지난 18일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하며 “작가들이 같은 작가의 작품을 검열하고 연재 중단 시위를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만화계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 검열 중에서도 가장 잔인하고 나쁜 검열은 문화든 이념이든 바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내부총질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대체 누가 이들에게 함부로 동료 작가들을 검열하는 권한을 준 것일까요?”라며, “이들은 만화계에서 오랫동안 벌어졌던 검열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요? 아래는 이들 작가들이 만든 ‘성평등 작품을 위한 주안점’이다. 다른 작가들이 여기에 얼마만큼 동의를 할지는 모르겠다. 이 경악할 만한 문구들은 마치 유신헌법 긴급조치 9호를 보는 듯 하다”라고 지적했다. 

OSEN DB

원수연 작가는 “현재 여성단체들과 결을 같이 하고 있는 이들의 연재 중단 운동은 만화 탄압의 역사. 즉 50년이 넘도록 심의에 시달려 온 선배님들과 동료 작가들이 범죄자로 몰리면서까지 투쟁해서 쟁취한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거꾸로 돌리는 행위이며, 만화계 역사의 치욕스런 암흑기를 다시 오게 하려는 패륜적 행위”라며, “게다가 칼질도 모자라 작품의 연재 중단 시위에 작가 단체가 참여 독려를 한다는 것은 자율심의기구를 다시 태어날 수 있게 자발적으로 자승자박의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수연 작가는 “만화계성폭력대책위 여만협(한국여성만화가협회) 성수현 회장과 이태경 부회장은 작가의 검열 행위를 당장 중단하기 바랍니다. 스스로 공적 지위라 이름 붙이고 객관적 판단 없이 종횡무진 여기저기 애정 없는 비난질로 동료 만화가들의 작품을 맥락도 없이 장면만 떼어 내 트집 잡으며 낄낄 거리는 행위는 중단하십시오. 예전 심의실보다 더 질이 낮은 비판과 조롱은 이미 도를 넘어섰다”라고 주장했다.
원수연 작가는 “당신들이 해야 할 가장 설득력 있는 방법은 당신들이 그런 모범적 작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야 작가로서 인정받는 것입니다. 그 보다 더 확실하게 많은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원수연 작가는 “만화계에 동의도 없이 스스로 자기검열의 덮개를 씌우게 하는 행위는 같은 창작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창작의 결과는 취사선택의 사항이지 강압적 제공이 아닙니다. 독자는 선택의 권한이 있으며 스스로 혐오를 느끼며 비판할 권한 역소 오롯이 독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비판과 자아 성찰 없이 문화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또한 창작물에 모범을 강요하는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앞서 기안84는 웹툰 ‘복학왕’의 일부 에피소드와 관련해 여성 혐의 논란이 불거졌고, 연재 중단으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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