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돌파’ 김지영, 박신자컵에서 기량 ‘일취월장’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0.08.22 07: 17

'여자 김선형' 김지영(22, 하나원큐)이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테크니션으로서 면모를 자랑했다. 
부천 하나원큐는 21일 청주체육관에서 개최된 ‘2020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 결승전’에서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를 78-65로 물리쳤다. 하나원큐는 박신자컵 최초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김지영은 결승전에서 10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돋보였다. 
WKBL은 차기 시즌부터 외국선수 제도를 폐지하고, 핸드체킹 룰을 강화한다. 국내선수들의 다득점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변경이다. 이 제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가 바로 김지영이다. 

보통 여자선수들은 확실한 기회가 아니면 일대일 공격을 주저한다. 남자선수들에 비해 스피드와 개인기가 떨어져 공격성공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소극적인 심리상태도 선수들이 일대일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못하는 이유다. 
김지영은 달랐다. 외국선수가 없는 골밑에서 김지영의 돌파를 제지할 선수는 없었다. 김지영은 2차 연장전까지 갔던 KB스타즈와 4강전에서 4쿼터 막판부터 거침없이 일대일을 펼쳤다. 슛을 실패해서 경기를 끝내지 못한 순간도 있었지만 그는 개의치않았다. 김지영은 1차 연장전에서도 자신의 손끝으로 경기를 끝내려는 대담함을 보였다. 
여자선수로서 운동능력이 좋은 김지영은 체공시간이 긴 편이다. 일단 레이업슛을 올라간 뒤 공중에서 슛이나 패스를 선택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남자선수 못지 않은 더블클러치 마무리는 ‘여자 김선형’을 떠올리게 한다. 
박신자컵에서 김지영은 한층 성장했다. 어느덧 5년차가 된 김지영은 외국선수 없는 골밑을 마음껏 누볐다. 자신의 수비수를 제치고 골밑으로 돌파하는 드리블에 거침이 없었다. 그는 빅맨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도 뚫고 들어가 레이업슛을 올려놨다. 찬스만 생기면 3점슛도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현대농구에서 공격형 가드에게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포인트가드 강계리가 패스를 찔러주고, 센터 이정현과 이하은이 스크린을 서주는 팀의 환경도 이상적이었다. 김지영은 대회내내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김완수 하나원큐 코치는 “심판판정이 변하고 파울 규정이 약해졌다. 핸드체킹을 활용하려면 김지영처럼 돌파를 많이 해야 했다. 지영이 뿐 아니라 고아라 등에게도 돌파를 많이 하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김지영을 칭찬했다. 
박신자컵은 유망주가 스타로 성장하는 등용문이다. 김지영도 박신자컵을 거치며 한차원 다른 수준으로 올라섰다. 다음 시즌 ‘지염둥이’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WKBL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