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OSEN+] “남들보다 잘하는법 계속 연구했다” ‘앰비션’ 강찬용을 지탱한 마음가짐
OSEN 임재형 기자
발행 2020.08.24 14: 27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e스포츠 역사에서 ‘페이커’ 이상혁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선수는 ‘앰비션’ 강찬용이다. 지난 2012년 MiG 블레이즈 소속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강찬용은 CJ-삼성(현 젠지)을 거치며 리그 우승과 국제 대회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우승 등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특히 포지션을 변경하면서도 경기력을 변함없이 유지해 많은 프로게이머들의 귀감이 됐다.
LOL 프로게이머로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던 강찬용은 지난 2018년 12월 은퇴 이후 젠지 스트리머로 ‘제 2의 삶’을 시작했다. 아내의 도움 아래 성공적으로 트위치(Twitch) 플랫폼에 안착한 강찬용은 프로게이머 시절과 다른 매력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약 1년 7개월 간 강찬용은 치열했던 경기장을 떠나 자신을 좋아하는 팬들과 소통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에 OSEN+는 지난 7월 강남 젠지 사옥에서 강찬용을 만나 프로게이머 시절의 이야기, 스트리머 생활에 대한 느낌, 후배들을 위한 조언 등 다양한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프로 생활 관통한 마음가짐 “남들보다 어떻게하면 잘할 수 있을까”
강찬용의 프로생활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고진감래’를 들 수 있다. LOL e스포츠에서 1세대 프로게이머에 속한 강찬용은 데뷔 이후 최고의 미드 라이너 반열에 들었지만 이내 무서운 신예들을 만나 한계에 부딪혔다. ‘페이커’ 이상혁, ‘루키’ 송의진, ‘폰’ 허원석 등 실력이 뛰어난 미드 라이너들이 다수 등장하며 “노력 만으로는 대등하게 상대할 수 있어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에 강찬용은 정글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강찬용의 포지션 변경은 충분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게임 이해도에 자신감이 있던 강찬용은 길게 봤을때 정글 포지션이 자신에게 제격이라고 판단했다. 정글 포지션은 인게임 설계, 한타 개시 등 팀의 청사진 구성을 주로 맡는다. 하지만 강찬용에게 자신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성공적으로 포지션을 변경하기 위해 강찬용은 처음이라고 생각하고 ‘남들보다 잘하는 법’을 끊임없이 연구했다. 
“이왕 시작한거 제일 큰 대회인 ‘롤드컵’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남들보다 잘하기 위해서 나는 효율적으로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 어떻게 하면 게임을 이길 수 있을지 항상 생각하고, 실력이 뛰어난 선수의 플레이를 관전했다. 다른 사람들이 3경기 동안 배울 지식을 1경기 만에 습득하고 싶은 마음가짐이었다.”
강찬용의 노력은 결국 지난 2017년 결실을 맺었다. 빼어난 활약과 함께 ‘2017 롤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2 롤드컵 선발전 탈락, 2016 롤드컵 준우승 등 많은 역경을 딛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다시 태어나도 강찬용의 일터는 e스포츠 경기장이다. 강찬용은 “나는 게임을 엄청 좋아하고, 승부를 겨루는 것을 즐긴다. 돌이켜보면 천직이었다”며 “비록 지금은 은퇴했지만 내 몸에 가장 맞는 자리는 프로게이머다”고 힘주어 말했다.
LCK 후배 위한 조언 “항상 생각 많이하자”
지난 2017년 삼성(현 젠지)의 우승 이후 LOL e스포츠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중국의 ‘LOL 프로 리그(이하 LPL)’와 유럽의 ‘LOL 유로피안 챔피언십(이하 LEC)’이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 2년 간 해당 리그의 팀들이 결승전에 진출했다. 세계를 제패했던 한국의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해외 리그의 성장에 대해 강찬용은 “각 리그의 색깔이 완성된 시기가 2018년이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7년까지 LPL은 ‘싸움 각을 잘본다’와 ‘불안정하다’라는 평가를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점점 스타일을 다듬은 LPL은 라이엇 게임즈의 ‘교전 지향적’ 패치와 궤를 같이 하며 성적 반등을 이뤄냈다. LEC의 G2는 빠른 판단을 바탕으로 적을 무너뜨리는 스타일을 정립했다.
LCK가 다시 ‘소환사의 컵’을 가져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찬용의 대답은 명료했다. 강찬용에 따르면 올해에도 최고의 팀들이 맞붙는 롤드컵은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다. 강찬용은 “‘LCK 스타일’이라는 프레임에 주눅들지 않고 끊임없이 승리를 위한 정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국제전, 리그를 살펴보며 롤드컵까지 계속 발전된 플레이를 생각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강찬용은 LCK를 대표할 선수들이 그간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많이 쌓았기 때문에, “더 나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강찬용은 “LCK는 ‘비디디’ 곽보성, 쵸비’ 정지훈, ‘쇼메이커’ 허수, ‘페이커’ 이상혁 등 탄탄한 미드 라이너가 강점이다”며 “실력을 탄탄하게 다지면 우승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만족도 높은 스트리머 생활 “나를 좋아하는 사람 계속 늘리는 것 목표”
약 1년 7개월 간의 스트리머 생활에 대해 강찬용은 “꾸준히 방송을 하는 선배 스트리머들이 존경스럽다”고 답했다. 강찬용은 다른 스트리머들의 끊기지 않는 높은 텐션이 부럽다. 이를 본받기 위해 강찬용은 ‘출근한다’라는 직업 정신을 가지고 방송을 켜고 있다. 강찬용은 “계속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스트리머 직업에 대한 강찬용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강찬용의 영상 콘텐츠는 LOL 시청자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 영상 정말 재밌다”며 입이 마르도록 편집자를 칭찬한 강찬용은 “나의 플레이를 보고 사람들이 웃는 것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스케줄 관련해서는 “프로게이머 생활 때는 팀의 일정을 따라 움직여야 했다”며 “스트리머 전업 후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당연한 것들을 누릴 수 있게 되어 마음에 든다”고 답했다.
프로게이머 시절 ‘운영의 마술사’라는 별명이 생길 만큼 인게임 운영에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강찬용은 아직 코치직에 몸담을 생각은 없다. 선수 시절 ‘우승의 기쁨’이 계속 이어지는가에 대한 의문점이 있다. 강찬용의 목표는 ‘좋아해주는 사람을 늘리는 것’이다. 강찬용은 “팬들과 소통하며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며 “가끔씩 해설 등 새로운 콘텐츠를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자라나는 e스포츠 새싹들에게 “이왕 시작한 길, 최고가 되어라”
인터뷰를 마치며 OSEN+는 1세대 프로게이머로서 어린 후배들에게 전할 말을 물었다. 잠시 고민한 강찬용은 자신의 프로생활을 관통했던 마음가짐인 ‘남들보다 잘해야 한다’를 조언으로 꼽았다. 몇년 전의 자신처럼 더 나은 플레이를 연구하고, 이를 실전에서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잘해야겠다’고 연습을 하면 평범한 선수로 남는다. 프로게이머를 목표로 둔다면 남들보다 잘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생각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매우 큰 차이다. 최고의 자리를 목표에 두고 끊임없이 발전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강찬용은 지금도 자신을 열심히 도와주는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강찬용은 “항상 나를 응원하는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글=임재형 기자 lisco@osen.co.kr
/사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 이 콘텐츠는 ‘월간 OSEN+’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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