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은빈과 김민재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꿈을 좇는 늦깎이 청춘과 피아니스트로 변신한다. '클래식 드라마' 흥행 기록을 새로 쓸 수 있을지 방송가 이목을 끌고 있다.
SBS는 24일 오후 새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극본 류보리, 연출 조영민)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주연 배우 박은빈, 김민재, 김성철, 박지현과 연출을 맡은 조영민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이 자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SBS NOW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아슬아슬 흔들리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SBS가 지난 6월 종영한 '굿 캐스팅' 이후 2개월 여 만에 다시 선보이는 월화드라마로, 좀처럼 흥행한 적 없는 지상파 드라마 시장에서 '클래식 드라마'로 도전장을 던진다.
이를 위해 배우 박은빈, 김민재, 김성철, 박주현이 뭉쳤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에서 안정적인 연기와 존재감을 선보인 김민재가 유명 피아니스트 박준영 역을 맡아 남자주인공으로 도약했다. 여기에 '스토브리그’를 흥행시킨 박은빈이 4수 끝에 음대에 신입생으로 입학한 늦깎이 바이올리니스트 채송아 역을 맡아 여자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더불어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활약한 김성철이 첼리스트 한현호 역을,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박지현이 바이올린 연주자 이정경 역으로 가세해 기대를 더하고 있다.
작품과 관련해 조영민 감독은 "학생과 사회인의 경계에 선 스물아홉 청춘들의 짝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짝사랑에는 타인에 대한 짝사랑도 있겠지만 꿈에 대한 짝사랑도 담겨 있다. 짝사랑을 하면서 나와 비슷하게 짝사랑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서 더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그는 캐스팅에 대해 "클래식 드라마라고 해서 클래식과 관련돼서 배우들을 고민한 것보다 이 드라마에 각 캐릭터들의 연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해서 캐릭터를 충분히 연기로 살려줄 수 있는 분들을 모시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지도 맞고, 각자 연기도 훌륭하신 분들도 모시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이 배우들을 만나지 못했으면 어쩔 뻔 했나’라는 생각도 했다. 올해 내게 굉장히 큰 행운이라 생각할 정도로 같이 작업한 게 너무 좋다"고 배우들과 함께 한 소감을 밝혔다.
이에 배우들도 입을 모아 만족감을 표했다. 박은빈은 "저도 클래식을 좋아했는데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제작되는 드라마가 있다고 해서 흥미로웠고 반가웠다. 대본을 읽어 보니 청춘들이 감성 멜로를 펼치는 게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작가님이 전문성을 갖고 계시는 특별한 이력이 있어서 더욱 신뢰감이 갔다. 제 실제 나이가 스물아홉이다 보니, 제 스물아홉살 일을 채송아와 함께 보내고 싶었다. 그러면서 극 중 인물들이 가진 고민과 방황을 겪어보셨거나, 겪고 계실 분들께 위로를 드릴 수 있는 인생에서 휴식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대본을 봤을 때 처음에 눈에 띈 건 피아니스트 역할이었다.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피아니스트라는 직업을 굉장히 매력적으로 생각했다. 그걸 표현해보고 싶었는데 화려한 피아니스트 속에 또 다른 외롭고, 고독하고 쓸쓸한 모습들이 굉장히 많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더 해보고 싶었고, 로맨스도 있는데 로맨스가 굉장히 수줍한데 그런 로맨스도 해보고 싶어서 해보게 됐다"고 밝혔다.
김성철은 "또래 친구들과 작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대본을 봤을 때 빠른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슬로우푸드 같은 느낌을 받아서 어쩌면 이게 많은 분들의 향수를 일으키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저도 첼리스트를 좋아했다. 클래식이라고 듣기만 했지 연주자로 연주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함께 해서 즐겁고 현장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박지현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클래식하면서 따뜻한 감성이 저한테는 새로웠다. 너무 자극적인 드라마들이 많다 보니 너무 신선하더라. 구체적으로 대사로 표현한다기 보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먹먹함과 섬세한 감성들을 너무 잘 알겠더라. 그래서 더 욕심이 났던 것 같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김민재는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오케스트라와 협연 장면을 연기하기도 했다. 그는 "너무너무 어려웠다"며 웃었다. 이어 "피아노를 치는 것 자체도 완벽하게 해내기 힘들었다. 그런데 협연을 한다고 하니까 너무너무 부담이 많았다. 제가 했던 걸 계속해서 연습하고, 또 음악 듣고, 자료화면 찾아보면서 찍었다"며 "촬영 전에는 점심, 저녁 빼고는 피아노 앞에 앉아 있었다. 일어나면 피아노 앞에 앉고, 밥 먹는 시간 빼고 피아노 앞에 앉았다"고 했다.
박은빈은 "정말 피아노 치는 걸 잘한다. 모션 같은 것도 연기를 잘한다. 열심히 많이 노력했다"고 김민재를 칭찬했다. 이어 "저도 바이올린을 많이 열심히 했다. 아름다운 선율이 가득하니 많이 봐 달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이정경을 연기한 박지현은 "처음에는 바이올린을 잘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저희가 준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짧다 보니 안 되더라. 나중에는 기술적으로 연기적인 부분으로 잘 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걸 연구했다. 손가락 운지와 활 긁는 것만 신경 썼었는데 요새는 호흡을 신경 썼다"고 했다.
김성철은 "첼로 연주를 많이 보진 못했다. 그런데 공연을 할 때 첼로 소리를 항상 들었다. 첼로 소리가 사실 베이스라 잘 안 들리는데 잘 들으면서 신경 썼다. 밴드 음악을 하는 프로그램을 할 때도 첼로 음악을 주의 깊게 들었다"고 했다.
다만 조영민 감독은 "클래식 음악은 소재이지 가장 큰 부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클래식에 관심 있는 분들은 그 재미로 보실 수 있고, 클래식을 모르시더라도 좋은 음악이 있었다고 느끼시면서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관전 포인트에 대해 "'케미와 긴장감’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배우들이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다. 만나면 뭘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되는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다. 또 이렇게 여럿이 만나면 삼각 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같이 만나는 장면에서 나오는 긴장감이 재미 포인트"라고 했다.
박은빈 역시 "서정적인 드라마가 보고 싶은 분들은 무조건 저희 드라마를 보시면 취향 저격 당하실 거다. 각자 인물들이 어떻게 행복을 찾아나갈지, 그 과정을 함께 해주시면 훨씬 도움이 되실 것 같다. 평온하고 오묘하고 행복한 기분 느끼시길 바라겠다"고 말했다.
김민재 또한 "저희는 '클래식 로맨스 드라마’다. 클래식 이야기도 많고 로맨스 이야기도 많으니까 클래식과 로맨스를 같이 봐주시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성철은 "저희 드라마가 새로운 장면을 보여드리고 '대박', '신기하다’는 얘기를 담지는 않는다. 대신 발 맞춰 걸어갈 수 있는 작품"이라며 "보시는 분들에게 잘 와닿을 것 같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서로 물어볼 수 있는 유행어처럼 되길 바라겠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하기는 처음인데 하루 빨리 건강해지길 바라겠다"고 했다. 박지현은 "지금 가장 갖고 싶은 재능은 코로나19를 종식시큰 재능"이라며 "섬세함 같은 것들도 보시는 분들이 놓치지 않고 즐기시면 좋겠다"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31일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