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 어때요?". '슈퍼스타' 이효리가 이 한 마디로 인해 중국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새 프로젝트 걸그룹 환불원정대 멤버들이 등장했다. 가수 겸 배우 엄정화, 래퍼 제시, 걸그룹 마마무 화사 그리고 환불원정대를 제안한 장본인 이효리다.
각자의 본업에 충실한 멤버들이 모인 프로젝트 걸그룹인 만큼 환불원정대를 위한 새로운 캐릭터가 필요한 상황. 이효리는 한 주 전까지만 해도 코미디언 유재석,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와 함께 또 다른 프로젝트 혼성그룹 싹쓰리로 활동했다. 이에 그는 환불원정대 제작자 '지미유'로 변신한 유재석에게 싹쓰리 속 '린다G'가 아닌 자신의 새 부캐릭터 이름을 제안했다. "글로벌하게 중국 이름으로 지어볼게요. '마오' 어때요?"라고.
유재석에게 대답을 요구한 것이 아닌 지극히 가벼운 발언이었다. 한국 시청자들로 하여금 이효리의 새 부 캐릭터 이름을 골몰하게 만들며 환불원정대에 대한 호기심을 촉구할 멘트이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시청자들에겐 아니었나 보다. 중국 초대 국가 주석 마오쩌둥(毛澤東, 모택동)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드라마, K팝을 넘어 예능까지 한류 콘텐츠로 세계 전역에서 사랑받는 터. '놀면 뭐하니?'를 접한 성난 중국 네티즌들이 곧바로 이효리의 SNS로 달려와 반성을 촉구하며 악플을 남기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효리에게 "나는 한국에 진출할 예정이고 예명은 세종대왕이다", "다른 나라 위인으로 농담을 하다니 책 읽고 문화적 소양을 높여달라"며 거세게 성토했다.
아무리 역사적 위인이라 하더라도 다양한 해석이 자유롭게 가능한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과 오직 한 가지 사상만 허용되는 중국의 문화는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이효리가 실제 마오쩌둥을 겨냥한 것도 아니고, 중국 활동과는 오히려 담을 쌓은지 오래다. 실제 이효리는 섹시 아이콘으로 사랑받던 2000년대 중후반 현지 팬들이 자발적으로 팬 페이지를 만들 정도로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2009년 중국에 광고 촬영 차 방문했을 당시 자신을 보기 위해 모인 현지 언론과 팬들의 충돌 사태를 목격하고 눈물을 보일 정도로 충격받았다. 이후 그는 공식적으로 중국 활동을 전개한 바 없다.
무엇보다 아무리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되는 한국에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해 못할 풍토인 터. 한국 팬들은 중국 네티즌들의 악플로 도배되는 이효리의 SNS에서 나름의 정화 작업에 나섰다. "이효리는 비판받을 이유도, 해명할 이유도, 사과할 이유도 없다. 중국인은 이효리에게 사과하라"라고. 심지어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을 들먹이며 세계적 팬데믹에 중국은 사과 한 마디 없다며 비꼬는 댓글도 일고 있다.
'놀면 뭐하니?' 제작진도 공식 SNS를 통해 "보내주시는 우려처럼 특정 인물을 뜻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더 이상의 오해를 막기 위해 23일부터 제공되는 유료 서비스에서는 해당 내용을 편집했다"고 밝혔다. 이효리의 최종 환불원정대 부 캐릭터 활동명도 이미 다른 이름으로 정해진 상태란다. 결국 논란을 의도한 사람도, 명백히 잘못한 사람도 없지만 화난 사람들은 존재하는 난감한 상황. '슈퍼스타' 이효리의 존재감이 뜻하지 않은 곳에서 발휘된 모양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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