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임선애가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박남옥상’을 수상했다.
임선애 감독은 장편 데뷔작 ‘69세’(제작 기린제작사, 배급 엣나인필름)를 통해 그동안 드물게 다뤄져온 장년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아픔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에 “사회가 외면하는 이야기를 용기 있게 풀어낸 주옥 같은 작품”라는 평가를 얻었다.
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선정위원회(김은실, 배주연, 변재란, 이숙경, 정재은)는 만장일치로 임 감독을 올해의 박남옥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수상자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영화제 측은 “나이든 여성이 경험한 성폭력을 다뤘다는 의미에서 큰 지지를 보내고 싶다”며 "영화는 사건의 인과관계를 파헤치는 과도한 지나침에 의존하기보다 노인 여성이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려는 시간이 오롯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제 측은 “임선애 감독은 그간 20여 년을 영화 현장의 스태프로 열정을 다했다. 분명 영화의 길을 포기할 수도 있었을 것이며 자신의 영화를 만들 수 없을 거라고 좌절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마침내 자신이 선택하고 책임지는 이야기로 관객과 만났다. 오랜 시간을 견디고 숙고해온 임 감독의 또렷한 선택이 박남옥 감독님의 선택을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임선애 감독은 “‘69세’는 성폭력 문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노인 여성의 이야기다. 낯설고 어려워 관심 받지 못했던 이야기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치&캐치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됐는데 이런 뜻 깊은 상을 주셔서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박남옥상의 의미와 무게감을 늘 생각하며 계속 정진하겠다"라고 남다른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임순례 감독(2008), 김미정 감독 (2017), 박찬옥 감독 (2018), 장혜영 감독 (2019)의 뒤를 이어 올해 박남옥상 수상자로 선정된 임선애 감독에게는 상금 500만 원과 트로피가 수여되며 시상식은 9월 10일 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에서 열린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엣나인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