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사과 방송이 수익 창출 통로라고? [장우영의 주간유튭]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08.27 15: 49

이미 ‘레드오션’이라 불리는 유튜브 등 인터넷 개인방송.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블루오션’이고, ‘꿈’과 ‘희망’으로 꽉 찬 설렘 가득한 곳이다. “나 유튜브 할 거다”라는 말이 괜히 직장인 2대 허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유튜브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짐작할 수 있다.
유튜브의 장점은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반대로, 이미 너무 많은 콘텐츠가 쏟아졌기에 쉽게 살아 남을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유튜브가 각광받는 건,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들이 연예인 등 공인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수익’이 솔깃한 부분이다. 10분에서 15분 가량의 영상일 뿐인데, 일부 유튜버들이 직장인의 연봉에 맞먹는 수익을 한달 만에 올린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누구나 귀를 쫑긋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너도나도 “유튜브 할 거다”라고 외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흔히들 ‘조회수=수익’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모두 맞는 말은 아니다. 유튜버들의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단연 광고로, 조회수가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바로 수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기 떄문이다.
우선 지난 12개월간 채널의 공개 동영상 시청 시간이 4000시간 이상, 구독자 수가 1000명이 넘어야 한다. 이후 계정 관리에서 ‘수익 창출’ 옵션을 열 수 있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구글 애드센스 계정과 연동을 해야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유튜브 시작과 동시에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건 어렵다.
시작할 때 나오는, 중간에 나오는 광고 등이 수익으로 이어진다. 스킵을 하는 광고를 넣는다던지, 스킵을 할 수 없는 긴 광고를 중간에 넣는다던지는 선택의 몫이다. 광고 시청 여부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만큼 우선 영상을 시청하게 해야 하는데, 떄문에 흥미를 끄는 ‘썸네일’, 자극적인 제목으로 ‘어그로’를 끄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매의 눈은 피할 수 없는 법. 최근에는 유튜버를 잡는 유튜버도 등장하면서 그만큼 ‘조작’에 대한 역풍이 거세다. 이른바 ‘주작방송’으로 들통이 나면, 신뢰도가 깨지면서 구독자 수도 하락, 수익에 큰 타격을 받는다. 보는 눈도 많은 만큼 진실된 방송으로 구독자들과 소통해야 하지만, 일부 유튜버들은 무리수를 두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그리고 다음 수순은 ‘사과 방송’. 말끔한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며 자숙 한다고 밝히거나, 초심을 찾겠다는 유튜버들. 그런데 이 사과 방송이 수익 창출의 연결 통로가 된다면? 물론 사과 한다는 유튜버들이 해당 영상에 광고를 넣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것일까.
결론은 역시 ‘어그로’다. 사과 방송을 통해 복귀 물꼬를 열고, 다시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유튜버로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일부 유튜버들은 자숙한다는 의미로 영상을 모두 삭제하면서 진정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가는 유튜버도 많다. 이를 통해 과거에 올린 영상, 새로운 영상들이 수익 창출의 통로가 된다.
예를 들어보면, 조작 방송으로 물의를 빚은 유튜버 송대익은 7월 1일 ‘죄송합니다’라는 사과 방송을 올린 뒤 3주 만인 8월 1일 ‘안녕하세요’라는 영상을 올리며 복귀했다. ‘안녕하세요’의 내용은 조작 논란 사과 이후 다시 한번 사과하는 내용. 유튜브 채널 분석 사이트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사과 방송 이후 송대익의 하루 유튜브 예상 수익은 26만 원~49만 원 정도다.
그런데 ‘안녕하세요’라는 영상을 올린 뒤 예상 수익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영상을 올리고 하루 뒤인 8월 2일 예상 수익은 304만 원에서 529만 원에 이르렀고, 8월 3일 예상 수익은 598만 원에서 1040만 원에 이르렀다. 예상 수익이기에 실제 수익과 차이가 있겠지만, 최소 금액으로만 잡아도 20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단편적인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송대익은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사과 방송이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논란을 일으키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유튜버들의 몫이다. 그리고 그들을 구독하느냐 마느냐는 것 역시 구독자들의 몫이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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