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조언에 마음 바꾼 르브론 제임스, 이제 흑인들 대선투표 독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0.08.29 14: 43

버락 오바마(59) 전 미국대통령이 NBA 선수들에게 정치적 조언을 했다.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위스콘신주에 거주하는 흑인청년 제이콥 블레이크가 세 자녀 앞에서 백인경찰에게 7발의 총격을 당했다. 이에 경찰의 과잉진압에 불만을 품은 흑인사회에서 다시 한 번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NBA 선수들은 27일부터 경기참여를 거부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있다.  
르브론 제임스를 필두로 LA 레이커스와 클리퍼스 선수들이 시즌 재개에 반대하면서 ‘팬들과의 신의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들었다. NBA 선수협회는 토론을 했고, 30일부로 경기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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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가 마음을 바꾼데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조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는 시즌중단 사태가 벌어진 뒤 오바마에게 정치적 자문을 구했고, 오바마는 제임스, 선수협회장 크리스 폴과 화상통화를 갖고 진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오바마의 대변인은 “몇몇 선수들이 오바마에게 자문을 구했다. 농구팬인 오바마는 기꺼이 도움을 주길 바랐다. 오바마는 제이콥 블레이크 사건으로 촉발된 사회정의가 어떻게 실현돼야 하는지, 나아가 경찰조직의 사회적 개편을 위해 NBA 선수들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태에 감정적으로 대응했던 NBA 선수들도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무조건 경기를 거부하기보다 실질적으로 대중에게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선투표 장려’로 노선을 변경했다. 
대니 그린은 “선수들이 ‘버블’이라는 좁은 장소에 가족들과 떨어져 두 달간 갇혀있다보니 스트레스가 심하다. 선수들이 화가 많이 나 있다. 이틀동안 시간을 갖고 선수들이 진지하게 대화를 했다. 큰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제임스는 “변화는 단지 대화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당장 행동을 해야 한다. 여기 미국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모두 함께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라며 대선투표를 장려했다. 
미국은 오는 11월 3일 대선을 치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항마다. 미국시민이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전등록을 해야 한다. NBA선수들 중 투표등록을 한 선수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 현실이다. 28일 투표등록을 했다는 J.R. 스미스는 “모두 투표등록했냐?”며 선수들에게 정치적 관심을 요구했다. 
마이클 조던 등 NBA 구단주들도 경기장에 투표소 설치를 돕는 등 선수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을 돕겠다는 의견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등 NBA 선수들에게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NBA 사람들은 정말 피곤하다. 그들은 정치집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NBA선수들의 행보에 못마땅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석고문 재러드 쿠슈너는 CNN과 인터뷰에서 NBA 선수들의 파업에 대해 “어리석은 일이다. NBA 선수들은 백만장자니까 당장 파업을 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다. 그들이 저항을 원한다 해도 우리는 상관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인종간 대립을 부추겼다는 평을 듣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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