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홍석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이태원을 떠난다.
홍석천은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운영하던 식당을 폐업하는 소회를 장문의 글로 남겼다.
"이태원에서만 18년을 식당 하면서 보냈다"라고 운을 뗀 홍석천은 "참 긴 시간이다. 나의 30대, 40대 시간을 오로지 이곳에서만 보냈는데 이제는 좀 쉴 때가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 30살 나이에 커밍아웃하고 방송에서 쫓겨났을 때 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준 이태원이기에 조그만 루프톱 식당부터 시작해서 많을 때는 7개까지도 운영해왔었는데 이제 내일 일요일이면 이태원에 남아있는 제 마지막 가게가 문 닫게 된다"고 알렸다.
홍석천은 코로나19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식당을 그만두게 됐다고. 홍석천은 "금융 위기, 메르스, 뭐뭐뭐 위기란 위기를 다 이겨냈는데 이놈의 코로나 앞에서는 저 역시 버티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내 청춘의 꿈, 사람, 사랑 모든 게 담겨 있는 이태원. 20대 어린 나이 이태원 뒷골목에 홍콩의 '란콰이펑'이나 뉴욕의 '소호'같은 거리를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세월 지나 만들어졌다 싶었는데 너무너무 아쉽고 속상하고 화도 나고 그러다가도 시원섭섭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홍석천은 휴식을 취한 후 복귀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홍석천은 "휴식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줬을 때 다시 돌아오겠다"며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곧 다시 돌아올 거다. 제가 이태원을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홍석천은 "이태원 내 사랑 잠시 안녕"라고 덧붙여 이태원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홍석천의 연예계 지인들은 댓글로 그의 행보에 아쉬워하면서도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코미디언 김원효는 "와이프랑 이태원 첫 데이트 장소였는데. 형님. 고생하셨다. 잠시 안녕이니 다시 반가운 안녕으로 이태원에서 뵙기를"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외에도 가수 공민지, 가희, 솔지, 방송인 사유리, 정가은, 배우 하희라, 코미디언 허경환, 윤형빈 등이 댓글을 남겨, 홍석천을 다독였다.
홍석천은 그동안 이태원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편으로 고군분투해왔다. 상권 부활을 위한 모임을 만드는가 하면, 경리단길 살리기 프로젝트를 다룬 tbs '홍석천의 Oh! 마이로드'의 MC를 맡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이태원의 클럽 등지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이태원을 찾는 사람들은 급감했다. 이후에도 계속되는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이태원의 경기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코로나19로 맞은 위기에도 누구보다 강한 의지를 내비치며 이태원을 지켰던 홍석천이다. 그런 그가 이태원을 떠난다는 소식에 네티즌들 역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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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홍석천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