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망 없으면 떠나라!' 수원팬들의 성난 마음, 선수들에게 전해졌다 [오!쎈 수원]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0.08.30 06: 51

2부리그 강등위기에 처한 수원에게 ‘명문구단’은 옛말이 됐다. 선수들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수원삼성은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8라운드’에서 김민우의 멀티골과 염기훈의 추가골까지 터져 부산 아이파크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수원(승점 17점)은 한 경기를 덜 치른 광주(승점 17점)를 제치고 10위로 도약했다. 
이날 수원이 졌다면 최하위 인천(승점 11점)과 승점 차가 3점에 불과에 여전히 강등위기였다. 수원이 전반 2분 치명적인 실수로 이정협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을 때만 하더라도 강등이 현실로 오는가 싶었다. 

무관중 경기였지만 성난 수원팬들의 마음은 확인할 수 있는 경기장 풍경이었다. 경기장 입구부터 수원팬들이 내건 플래카드가 보였다. 수원 선수들이 출근길에 보면서 ‘정신차리라!’는 의미였다. 
경기장 안에도 수원팬들이 걸었던 플래카드가 보였다. ‘야망이 없는 프런트, 코치, 선수는 당장 나가라. 수원은 언제나 삼류를 거부해왔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보였다. 
수원은 이임생 전 감독을 해임하고 주승진 감독대행이 지휘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과거 수원은 좋은 선수 영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명문구단이었다. 하지만 현재 수원은 전력보강에 뚜렷한 관심이 없다. 11위까지 처졌던 성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참에 2부리그로 강등돼야 구단이 정신을 차릴 것’이라며 오히려 수원의 강등을 바라는 팬들까지 등장했다. 명문구단을 응원했던 팬들의 자부심도 바닥에 떨어진지 오래다. 
이날 팬들의 플래카드를 본 선수단은 마음을 다잡았다. 수원은 선제골을 먹고도 세 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보였다. 
경기 후 멀티골을 넣은 김민우는 “팬들 플래카드를 보면서 안타까웠다. 경기 전이라 최대한 신경 안쓰려 했다.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애썼다”고 밝혔다. 
팬들이 없는 경기장에서 모처럼 승리한 수원은 다시 한 번 팬들의 중요성을 새기고 있다. 부산전 역전승으로 수원은 1부리그 잔류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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