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 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거나,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등의 짧은 절차도 없다."
31일 오후, 배우 박보검의 입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철저한 비공개로 조용히 입소하기로 했다. 팬들은 아쉽겠지만, 모두를 배려한 최선의 결정이다.
앞서 충남 계룡시 해군 본부에서 해군 군악병 실기와 면접시험을 치른 박보검은 해군 문화 홍보병에 합격했다. 1993년생으로 만 27살이지만, 본인 의지가 강해서 또래 배우들과 비교해 서두른 편이다.
이날 박보검은 진해 해군 교육사령부에 669기로 입대한다. 6주간 신병 기초 훈련을 받고, 해군 문화 홍보병으로 607일간 근무할 예정이다.
보통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받는 한류 스타의 입대 현장은 뜨거운 취재 열기, 각국에서 모인 구름 팬으로 인해 주변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박보검도 가장 인기 있는 톱스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특별한 절차 없이 시간에 맞춰 곧바로 입소한다.
왜 박보검이라고 앞으로 2년이나 못 보는 팬들에게 '잘 다녀오겠다'는 말 한마디, 다정한 손 인사 하나 남기고 싶지 않겠나. 그러나 시국이 시국인 만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할 때다.
"간단한 인사도 없다"는 소속사의 입장문 역시 '그래도 혹시 박보검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진해까지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이를 막고자 칼같이 단호하다.
박보검의 입대를 3일 앞두고, 해군 부대가 있는 경남 진해의 한 아파트에서는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아파트에는 "박보검이 31일 신병훈련소에 입대한다. 서울 및 각 지방에서 팬들이 대거 진해에 내려와 호텔 및 모텔에 투숙 중이니 입주민께서는 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하시기 바란다"라는 안내문이 게재됐다.
아파트 주민들은 박보검의 입대가 다가오자, 혹시나 모를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했고, 실제 박보검 팬들은 "단체로 진해에 가거나 투숙 중인 일이 없다"며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았다. 이후 아파트에는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 올린 글이다. 이전 공지된 글은 잘못된 부분이 있어서 내린다"며 새 안내문을 부착해 마무리됐다.
드라마 '청춘기록'의 제작발표회가 취소되고, 비공개로 입소해 아쉬움이 두 배로 커졌지만, 어쩌겠나 그리워도 기다리는 수밖에. 2022년 4월 더 멋진 모습의 '서른 살 박보검'도 기대된다. 오늘은 랜선 배웅이면 충분하다. 그게 박보검을 위하는 가장 현명한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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