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타이거즈 고졸신인투수 정해영(19)이 강렬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해영은 지난 30일 KT위즈와의 광주 더블헤더 2차전에서 7-5로 앞선 9회 마무리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1탈삼진 포함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7월 1일 데뷔 이래 두 달 동안 첫 승리, 첫 홀드, 첫 세이브까지 맛보고 있다. 그때마다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첫 승은 7월 1일 한화와의 광주경기였다. 1-3으로 뒤진 9회초 마운드에 올라 볼넷을 하나 내주었으나 삼진1개를 곁들어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베테랑 김태균을 상대로 3구 삼진의 잡아냈다. 타선이 덜컥 9회말 3점을 뽑아 역전승을 거두었다.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KBO와 구단의 역사에도 이름이 새겨졌다. 고졸신인투수가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KBO 출범 이후 통산 21번째이다. 구원등판으로는 9번째 기록이다. 타이거즈 역사상 지난 1993년 박진철(구원), 2002년 김진우(선발)에 이어 세 번째이다. 데뷔전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겼다.
이후 존재감 있는 볼을 던지면서 또 한번의 구원승을 따내더니 조금씩 신분이 상승됐다. 팽팽한 상황에 나가더니 7월 26일 삼성과의 대구경기에서 첫 홀드를 따냈다. 6-5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7회 1사1루에서 등판해 세 타자를 볼넷 1개를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아주었다. 한 점차에서 무너지지 않았고 팀으 8-5 승리, 첫 홀드를 기록했다. 불펜투수로 업계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
첫 패도 강렬했다. 4구원승 2홀드 무패행진을 거듭하다 잠실에서 분루를 삼켰다. 8월 18일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5로 팽팽한 연장 10회말 마무리 전상현에게서 바통을 받아 등판했다. 리그에서 가장 잘치는 김현수와 승부에서 5구 슬라이더가 높았고 그대로 우월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그에게는 쓴약이었다.
홀드도 챙기도, 또 한번의 패배를 당하면서 불펜에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이번에는 생각하지 못한 마무리 등판기회가 생겼다. 30일 KT와의 광주 더블헤더를 앞두고 전상현이 왼쪽 종아리 통증을 일으켜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과 서재응 코치는 정해영을 마무리 투수로 콕 찍었다. 불펜에서 가장 좋은 볼을 던지는 투수라는 의미였다.
예상대로 두근두근 기회가 찾아왔다. 2차전에서 7-5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KT 간판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를 상대했다. 긴장한 탓에 볼 3개를 거푸 던지며 흔들렸다. 그러나 스트라이크 3개를 직구로 내리 꽂아넣어 삼진을 잡았다. 4번타자 강백호는 중견수 뜬공, 5번타자 조용호는 좌익수 뜬공으로 물리치고 첫 세이브를 낚았다. 최강의 마무리 솜씨였다.
정해영은 "마무리 등판은 경기전에 듣지 못했다. 불펜에서 준비하던 중 8회초 끝나고 마무리로 등판라는 말을 들었다. 엄청 긴장했다. 힘이 많이 들어갔다. 세이브를 처음 해보는 것이라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물론 정해영만이 아니었다. KIA 코치진과 동료들이 더욱 기뻐했다. 4승4홀드1세이브. 두 달동안 거침없이 달려온 19살 정해영.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지 궁금해지는 첫 세이브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