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감독, 작가, 화가, 작곡가…. 어떤 바운더리에도 구속되지 않는다. 그래서 자유롭게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 그 기반에는 물론 재능과 노력이 있다. 이쯤 되면 최근 유행하는 '부캐릭터'의 원조 격이다. 구혜선의 이야기다.
이달의 부캐릭터는 작곡가다. 구혜선은 오늘(2일) 오후 12시 세 번째 피아노 뉴에이지 앨범 '숨 3'를 내놓는다. '숨 2-십 년이 백 년이 지난 후'로부터 무려 5년 만이다.
구혜선에게 '숨' 시리즈는 유독 특별한 앨범이다. 자신의 손때를 가장 먼저 묻힌 소품집이고, 작곡가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알린 작품이다.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시작'쯤 되겠다.
그런 의미에서 '숨 3'는 시의적절하다. 지난 7월 배우 안재현과 이혼 후 삶의 전환점을 맞이한 구혜선에게 이보다 시작을 알리기에 좋은 작품은 없을 터다.
구혜선은 최근 MIMI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14kg 감량에 성공하며 활동 재개의 신호탄을 쐈다. 이는 '희망찬 판타지'를 깨부수고 현실로 복귀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마침내 돌아온 구혜선은 자신의 '새로운 꿈'을 고스란히 '숨 3'에 녹여냈다. 그리고 구혜선은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시기를 보내며 모두들 마음고생이 심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음악이 꼭 위로를 드렸으면 좋겠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뵙길 바란다"며, 앨범 재킷 속 그의 눈빛처럼 단단하고 빛나는 소망을 전했다.
Q. 구체적인 다이어트 얘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다이어트를 마음 먹은, 가장 큰 이유가 있었나.
무릎도 아팠고. 자꾸 부었어요. 그래서 저를 몰아붙였어요. 제대로 살든가! 죽든가!
Q. 14kg 감량의 비결이 막대사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방법이 있다면?
일단 결심한 순간 식사를 반으로 줄였고요. 한 주 지나면 거기서 반을 또 줄였어요. 위를 줄여야 하니까요. 그리고 유지하는 것. 정신력으로 계속 해야죠. 사실 2주 정도 지나면 지금까지 노력한 게 아까워서 계속 하게 돼요.
Q. 몸무게 감량 이후 마음가짐의 변화 같은 게 있을까. 더욱 감량할 생각인지, 아니면 지금 만족하는지.
아무래도 노력한 게 아까워서 지독하게 유지하려고 하는것 같아요. 지금의 몸무게를 유지하려고 끊임없이 제 자신을 혹독하게 다룰 예정입니다. 하하.
Q. 본업인 연기 뿐만 아니라 연출, 음악, 미술, 책 발간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 가운데 앨범까지 냈다. 학업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스케줄이다. 평소 일과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요즘 일과는요. 두 시간 간격으로 알람을 맞춰놓고요. 졸면 두 시간만 눈 붙이고 저를 깨워서 찬물로 씻기고 다시 그림 작업을 해요. 내년 전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작업량이 많아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여 계속 이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이런 바쁜 하루를 매우 사랑하고 이러한 몰입을 매우 지향해요. 요즘 빡빡하게 살고 있고요. 이것도 쪼개서 더욱 저를 몰아붙일 계획입니다. 열심히 살거나 아니면 죽어야죠.
Q. 본업(연기) 복귀는 언제 이뤄지나. 올해 중에 기대해봐도 될까.
올해는 어려울것 같고요. 내년을 기대하고 있어요.
Q. 바닥을 찍고 내 인생을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완벽한 인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있나. 지금 그 욕심을 가장 쏟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완벽한 인생이란, 제가 최선을 다한 하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살고 있어요. 아주 열정적으로 하루를 소화하고 있으니 너무도 완벽해요. 하하.
Q. 대중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돌이켜보면 구혜선은 항상 호불호가 있는 연예인이었던 것 같다.
그 모두 자유니까, 저도 그냥 제 인생을 살아야겠다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대체적으로 제 자신이 좋기 때문에 언젠가 다 저를 좋아하게 되어 있다 생각합니다.
Q. 대중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 요즘 어수선한 분위기에 마음고생이 많으실것 같아서 이 음악이 위로가 되셨으면 좋겠고요. 모두 무사히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길 바라요.
Q. 향후 활동 계획과 목표는.
제22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심사위원으로 뵙게 될 것 같고요. 내년에 전시와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서 아트 워크로 자주 인사를 드리게 될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더욱 열정적으로 성취해 나가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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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IMI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