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정상을 찍은 그룹 방탄소년단이 다음 목표로 '그래미 어워드'를 택했다.
2일 오전 11시 방탄소년단의 ‘Dynamite’ 온라인 글로벌 미디어데이가 온라인 생중계됐다.
본격적인 미디어데이에 앞서 방탄소년단은 간단한 인사를 건넸다. 뷔는 "싱글 발매 기자간담회에 이어 이렇게 기쁜 소식으로 찾아뵙게 돼서 영광이고 감사하다"고 말했고, 슈가는 "다이너마이트를 준비하는 동안 굉장히 즐겁고 신났는데 결과까지 좋아서 기쁘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1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21일 발표한 'Dynamite'로 빌보드 메인 차트 '핫 100'의 1위에 올랐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자체 최고 순위를 경신한 것은 물론, '한국 가수 최초'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먼저 제이홉은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이 '핫 100' 차트 1위를 할 거라곤 전혀 상상을 못했다.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다. 너무 떨린다. 마냥 음악과 춤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이런 진심이 세상에 통한 거 같아서 벅차다. 무엇보다 저희가 기뻐하는 만큼 팬 여러분이 기뻐해주시는 게 뿌듯하고 영광이다. 팬분들의 응원이야말로 저희의 원동력이었는데 그 힘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서 지금의 방탄소년단, 제이홉이 된 것 같다. 모든 영광을 팬분들께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민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던 일이다. 어느 순간 한 번쯤은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멤버들도 팬분들도 기대했던 것 같다. 막상 되고 나니까 지금도 실감이 안 난다. 너무너무 행복했다.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다. 다 같이 힘 합쳐서 열심히 노력해온 멤버들에게 고마웠고 항상 응원해준 팬분들께도 감사했고, 방시혁 PD님 포함해서 빅히트 식구들도 생각났다. 감사하고 감사하다"고 얘기했다.
RM은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한 사람이었지만, 다음 스케줄이 있어서 일찍 자려고 했다"며 "옛날 생각 많이 했다. 같이 연습실에서 혼나던 거, 같이 부대찌개 먹던 거, 녹음실에서 얘기하던 거. 침착하게 감동을 가져가려고 했다. 침착하게 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국은 "뒤늦게 알았다. 차트를 확인했을 때 진짜 내가 보고 있는 페이지가 의심이 가더라. 한동안 벙쪄있었다. 무엇보다도 큰 성과를 이루게 도와준 아미들한테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기운들이 합쳐져서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멤버들한테도 너무 고맙다. 제 인생에 이런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큰 영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또 생일이었다. 생일 때 너무 큰 선물을 받게 돼서 기분이 좋다. 태어난 것 잘한 거 같다. 어머니, 아버지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진은 "처음에는 합성이라고 생각했다. 실감이 난 뒤 팬분들께 이 마음을 어떻게 전할까 고민했다. 썼다 지웠다 많이 고민했다.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함께 만든 것이라는 거였다. 'Dynamite'는 정말 순수하게 팬분들과 즐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든 곡이었는데 좋은 성적이 나와서 행복했다"고 감격스러운 심경을 밝혔다.
슈가는 "아직도 얼떨떨하다. 사실 '핫 100' 1위는 한 번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지, 목표는 아니었다. 그런데 현실이 되니까 얼떨떨하고 꿈 같았다. 이걸 이뤄냈다는 사실이 벅차오르더라. 새벽에 확인하고 꿈인지 아닌지 꼬집어봤다"고 말했다.
뷔는 가수가 되기 위해 상경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벅찬 감정을 전했다. 뷔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을지도 몰랐다. 고향에서 빈손으로 올라와서 좁은 지하 연습실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춤과 노래를 열심히 했던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상경을 할 때 아빠랑 저랑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한테 사기를 맞기도 했다. 그런 기억들과 지금 성공한 걸 비교해보면 너무 재미있다. 모든 힘든 일이 좋은 추억거리가 됐다. 너무 행복하고 제일 좋은 상장을 받은 기분이다. 근심, 걱정을 잊고 웃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8년 발매된 LOVE YOURSELF 轉 ‘Tear’부터 지난 2월 발매된 ‘MAP OF THE SOUL : 7’까지 '빌보드 200' 차트에서 총 네 차례 1위를 거둔 바 있다. '빌보드 200', '핫 100' 차트를 모두 석권한, 최초의 한국 가수가 된 것.
이에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5년 11월 '화양연화 Part 2'로 '빌보드 200'에 171위로 처음 진입한 순간을 언급했다. 제이홉은 "사실 그때 지금보다 심했던 것 같다. 진짜 신기했다"고 말했고, 정국은 "그 시절에는 말이 안 되는 거였다. 지금도 말이 안 되지만"이라고 회상했다.
또한 '핫100' 1위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는 지민은 "그 소식을 새벽 4시가 넘어서 들었다. 새벽 4시부터 아침 7시까지 울다가 지쳐서 소파에서 잤다. 너무 놀라서 정국이랑 같이 있었는데 쾌재를 불렀다. 그러다 갑자기 차트를 계속 보게 됐고 계속 어루만지게 되더라"며 "멤버들이랑 고맙다는 얘기를 계속 나누게 됐다. '우리도 하면 되는구나'라는 얘기를 가장 많이 했다. 그동안 지켜오던 것들이 있고 해나가던 것들이 있는데 그 모든 것들을 인정받는 느낌이 들었고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처럼 힘든 상황에서 다같이 손잡고 일어서니까 칭찬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울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의 다음 행선지는 오는 2021년 '그래미어워드'다. "다음 목표를 잡는 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기쁘고 좋지만 다음은 뭘로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힌 슈가는 "저희가 연초에 그래미를 가지 않았나. 컬래버 무대를 함께 했는데 이번에는 방탄소년단만의 단독 무대를 해보고 싶다. 상도 받으면 좋겠지만 그게 저희의 의지로 가능한 것보다는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무대에 서서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외신들도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를 점치고 있다. 그 정도로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의 인정을 받는 글로벌 가수로서 위상을 떨치고 있다. 이에 국내를 넘어서 끝내 미국 대중까지 사로잡은 방탄소년단만의 비결이 있었을지 궁금하다.
RM은 "저희가 끊임없이 두드려왔던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춤일 수도 노래일 수도 무대 뒤 모습일 수도 있다. 물론 어떤 일을 진심으로 한다고 해도 항상 통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상 받지 못할 때도 있지 않다. 지금도 코로나로 많은 것을 상실하고 했던 게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방탄소년단이 가끔 우리 팀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음악과 퍼포먼스가 가지고 있는 힘이 컸지 않나 생각한다. 'Dynamite'가 영어 곡인 만큼, 언어적인 부분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미국에서 디스코 팝 장르가 대중적이다. 또한 지금 같은 시기에 거시적인 메시지 없이 즐기기 좋은 노래다. 이런 부분이 모여서 통하지 않았나 감히 생각해본다"고 답했다.
제이홉은 7년 전 자신을 되돌아보며 벅찬 심경을 전하는 것과 동시에 멤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제이홉은 "7년 전이라니 까마득하다. 당시 많은 신인 그룹들이 나왔었다. 돋보이기 위해서 더 열심히 하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만큼 체력이 닿는대로 정말 열심히 했었다. 당시 팀의 이름을 한번이라도 알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었다. 끝까지 살아남는 게 목표였다. 제가 상상한 것보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있어서 너무너무 영광스럽다. 7년 전의 목표를 이룬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다. 세상이 방탄소년단의 진심을 알아줘서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제이홉은 정말 노력을 많이 한 친구다. '노력이 너를 배신하지 않았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지금 멤버들에게는 너무 소중하다. 이런 말도 몇 번을 말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너무 소중하다.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제 삶의 큰 이유 중 하나다. 7년 동안 함께해줘서 너무 고맙다. 앞으로도 쭉 평생 함께하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얘기해 감동을 안겼다.
방탄소년단은 지금의 자리까지 온 것은 아미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진은 "저희에게 아미라는 존재는 좋은 일이 있으면 제일 알리고 싶고, 슬픈 일이 있으면 숨기고 싶고,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은 분들"이라며 "'Dynamite'는 팬분들과 즐기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한 곡인데 아미 여러분과 같이 즐기는 와중에 좋은 성적을 받게 돼서 행복하다. 아미분들이 존재해서 저희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에게 2020년은 특별한 한 해다. 코로나19 여파로 월드 투어를 취소해야 했던 아픔과 빌보드 '핫 100' 1위라는 기쁨을 모두 겪었다. RM은 "2020년의 시작은 좋았다. 컴백을 하고 준비한 투어들도 있고, 누구나 그렇듯 계획이 있지 않나. 그런데 봄이 오기 직전에 코로나가 생기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화도 나고 분노도 찼다"며 "제 소망은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이 돼서 '그땐 그랬었지'로 끝나면 좋겠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 최선을 다했고 많은 팬들을 못 만났지만 성과가 있었다'로 기억하고 싶다. 저희는 저희 자리에서 할수 있는 걸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방탄소년단은 구체적인 향후 목표와 행보를 밝혔다. RM은 "'그래미 어워드'는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시상식이다. 단독으로 저희 퍼포먼스를 하고 싶다. 당연히 노미네이션 되고 상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늘 하던 콘서트가 꿈이 된 것 같다. 야외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하나의 꿈이 됐다. 언젠가 야외에서 많은 분들을 모시고 축제 같은 공연을 하고 싶다"며 "열심히 준비한 앨범도 나온다. 비대면으로 콘서트도 하게 될 것 같다. 앞으로 방탄소년단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열심히 방탄소년단답게 무대 위 아래에서 'Check it up'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오는 10일 오후 9시 NBC TODAY 시티 뮤직 시리즈(Citi Music Series), 17일 오전 9시 NBC 아메리카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 19일 오전 10시 아이하트라디오 뮤직 페스티벌(iHeartRadio Music Festival)에서 ‘Dynamite’ 무대를 펼치며, 26일 오전 9시에는 ‘Dynamite’ MV (Choreography ver.)를 추가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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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