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살이 신입생 충남아산FC 브루노의 하루가 공개됐다.
3일 오후 방송된 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특별판 '어서와 한국살이는 처음이지?'로 꾸며졌고, 한국살이 2개월 차 브라질 출신 충남아산FC 선수 브루노의 하루가 그려졌다.
브루노는 브라질 명문 프로팀 산투스FC 출신으로 세계적인 축구 스타 네이마르, 가브리엘 등과 찍은 인증샷도 공개했다. 지난해 콜롬비아 1부 리그 엔비가도FC 프로로 데뷔했고, 올해 7월 충남아산FC 공격수로 영입됐다.
한국에 온 이유에 대해 "브라질 축구가 유명하고 많이 보기도 하지만, 지금은 브라질에서도 한국 축구를 아는 사람들이 생겼다. 마침 한국에서 뛸 기회가 생겨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한국으로 오게 됐다"고 밝혔다.
브루노는 이른 아침, 넓은 운동장을 홀로 조깅하면서 개인 훈련을 진행했고, 편의점표 컵라면과 도시락, 김밥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했다.
혼자 사는 집에는 수납장이나 가전제품이 없었고, 침실에는 이불만 덩그러니, 거실에도 가구가 보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었다. 브루노는 "그게 좀 불편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나름대로 잘 적응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했고, 알베르토는 "한국에 오래 있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농담을 던졌다.
충남아산FC의 필립과 무야키치가 동생 브루노를 보려고 집에 찾아갔다. 필립과 무야키치는 한국살이 7개월 차로 "최근 브루노가 우리팀에 들어와서 아산을 구경시켜주고 싶었다. 우리가 형이라서 동생을 챙겨줘야 한다. 그리고 한국어도 가르쳐 줘야한다"며 형 부심을 드러냈다.
두 형은 밖에서 초인종을 누르며 동생을 기다렸지만, 현관문이 잠겨 있지 않고 쉽게 열렸다. 한국식 집들이 선물 휴지를 건넨 뒤, "근데 너 문이 왜 그러냐?"며 개방형 현관을 신기해했다.
브루노는 "이거 고장 나서 집주인이 고쳐준다고 했는데 내가 상관없다고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고, 무야키치는 "그건 좋지 않다. 도둑이 와서 가져간다"고 경고했다. 이에 브루노는 "한국 사람들은 엄청 착하더라. 안전해서 상관없다"고 답했다.
"상파울루에서도 열어놔?"라는 질문에 브루노는 "거기에선 노노노"라고 했다. 알베르토 역시 "나도 한국살이 초창기에 현관문을 열어놓고 살았는데 물건이 하나도 안 없어졌다"고 했다.
두 형들은 도어록을 수리하자고 제안했고, 그때부터 도어록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오랜 시간에 걸쳐 도어록 설치는 마무리됐지만, 문이 닫히면서 그대로 잠겨버렸다.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위기를 맞았으나, 우여곡절 끝에 도어록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세 사람은 한식을 먹기 위해 식당에 방문했고, 브루노는 한국어로 처음 음식 주문에 도전했다. 갈비탕을 시킨 뒤, 수저 세팅도 척척 했고, 필립은 동생에게 손수 고기 손질법을 알려줬다.
브루노는 한국 사람 못지않은 숙련된 젓가락질 솜씨를 보여줬고, "젓가락질은 브라질에서부터 했었다"며 "빵보다 쌀이랑 콩을 주로 먹는다"고 했다.
이후 브루노와 필립은 카페로 향했고, 갑자기 무야키치가 자신은 가지 않겠다며 인상을 쓰면서 빠졌다. 브루노는 본인이 실수를 했나 싶어서 눈치를 봤고, 필립은 "화난 것 같다"고 예상했다.
가전제품 매장에 들른 무야키치는 "브루노 집에 갔더니 물건이 별로 없더라. 필립이 선물을 사주자고 아이디어를 냈고, 지금 선물 사는 걸 브루노가 몰라야 한다"며 깜짝 이벤트임을 알렸다.
뒤늦게 카페에 온 무야키치는 "널 위해 준비했다. 아산에 온 걸 환영하는 선물"이라며 전자레인지를 전달했다.
아침마다 편의점 전자레인지를 이용했던 브루노는 한국어로 "감사하다"고 말했고, "우리 집에 필요한 전자레인지를 선물로 줘서 너무 고맙더라. 매일 쓰는데 밥도 데워먹고 식은 커피도 데워먹는다"며 웃었다.
갈비탕에 이어 형들이 준비한 두 번째 아산투어는 온천이었다.
무야키치 "거기에 간 이유는 힘든 경기 직후였기 때문"이라며 "뜨거운 물, 온천물이 회복에 좋다"고 했고, 필립은 "우리도 어릴 때 다른 나라에서 활동해 브루노를 챙겨주고 싶었다"며 애정을 보였다.
3인방은 온천에서 반신욕으로 몸을 풀고, 잠수 대결을 펼치면서 즐겁게 놀랐다. 브루노는 "온천이 엄청 좋았다. 그 이후에 못 갔는데 가고 싶다"고 했다.
온천욕을 마친 세 사람은 아산투어 세 번째 코스로 저녁 메뉴 전복 삼합(전복, 키조개 관자, 소고기)을 먹기 위해 이동했다.
브루노는 낯선 식재료 때문에 소고기만 흡입했고, 형들은 "너 왜 계속 소고기만 먹냐?"고 지적해 웃음을 안겼다. 브루노는 형들을 따라 삼합을 만들었고,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함께 먹으니까 맛있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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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