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가 34번' 맨유 반 더 비크의 진짜 우정..."누리, 듣고 눈물 흘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0.09.04 04: 21

진짜 특별한 우정. 도니 반 더 비크(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등번호 34번이 축구 팬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맨유는 3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반 더 비크 영입 소식을 알렸다. 계약기간 5년에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23세의 반 더 비크는 지난 2018-2019시즌 아약스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돌풍에 큰 공을 세운 바 있다. 

반 더 비크는 34번을 달고 맨유에서 뛴다. 그가 34번을 고른 이유는 아약스의 유소년 아카데미 시절부터 친구인 압델하크 누리를 위해서다.
누리는 2017년 7월 베르더 브레멘과 친선 경기서 심장마비를 일으킨 뒤 병원으로 후송됐다. 반 더 비크는 평소 경기장 안팎에서 꾸준히 누리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반 더 비크는 "누리 나와 가장 친한 친구다"면서 "사실 등번호 34번도 누리를 위해서 고른 것"이라고 털어놨다. 누리는 평소 아약스에게 자신의 등번호인 34회 리그 우승을 안기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누리를 대신했던 반 더 비크는 지난 2019-2020시즌 팀에게 34번째 리그 타이틀은 안겼다. 그는 "누리가 쓰러진 이후 그의 말을 대신 지켜줄 때까지 팀을 안 떠날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털어놨다.
누리의 아버지 무하메드는 인터뷰서 "반 더 비크가 전화로 34번을 써도 되는지 물어봤다"면서 "나는 당연히 그러라고 했다. 너무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것은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애틋한 사연에 더욱 기막힌 에피소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올해 초 누리는 혼수 상태서 깨어났다. 그는 정상적인 소통은 아직 불가하나 눈썹이나 입술을 움직여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무하메드는 "누리에게 반 더 비크가 등번호 34번을 달았다고 말하자 갑자기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그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반 더 비크의 선택에 감동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공개했다.
이어 "반 더 비크는 우리에게 아들과 같다. 그의 맨유 이적을 알고 나서 우리 가족들은 모두 기뻐하며 만족했다. 정말 특별한 날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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