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더 뛸 수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38)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8회 솔로 홈런을 치며 개인 통산 781타점째를 기록했다. 지난해 은퇴한 일본인 스즈키 이치로(780타점)를 넘어 아시아 선수 메이저리그 최다 타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추신수는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통산 200홈런(217개)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인 마쓰이 히데키(175개), 이치로(117개)를 가뿐히 넘어섰다. 통산 볼넷도 866개로 이치로(647개)를 넘어 아시아 최다 1위.
타격 스타일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명예의 전당 예약자’ 이치로의 기록을 밀어낼 만큼 추신수가 쌓아 올린 세월의 업적은 대단하다. 지난 2005년 빅리그 데뷔 후 올해로 메이저리그 1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고, 어느새 선수 생활의 끝에 거의 다다랐다.
하지만 추신수는 아직 은퇴할 생각이 없다. 5일 텍사스 지역지 ‘댈러스모닝뉴스’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1~2년 더 뛸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현역 연장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가족들과도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아이가 3명이나 있다. 오프시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가족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추신수는 최근 현지 인터뷰에서 현역 연장 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다. 이번 달로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 계약이 끝나는 추신수에겐 남은 한 달의 시즌이 중요하다. 텍사스의 가을야구가 멀어진 만큼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신수는 팀을 먼저 앞세운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과 면담을 통해 신인 레오디 타바레스에게 1번타자 자리를 양보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추신수는 사심 없이 조직을 먼저 바라본다. 자신을 두 번째로 둔다”며 신인에게 자리를 양보한 것에 대해 “이타적인 추신수라서 놀랍지 않았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내가 계속 뛰고 싶은 또 다른 이유는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안 될 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의 롤 모델로서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텍사스에서 남은 23경기는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추신수는 “은퇴하기 전까지 모든 면에서 발전하고 싶다. 건강도 유지하고 싶다. 올 시즌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게 목표”며 “지금 당장 (은퇴 여부를) 결정하기 이르다. 아직 9월이 남았다. 정말 강한 모습으로 마무리하겠다”는 말로 남은 시즌 반등을 다짐했다. 텍사스의 정규시즌 종료일은 오는 28일 휴스턴전, 추신수의 계약 만료일이기도 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