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1강’, ‘어.우.흥(어차피 흥국은 우승)도 미끌어질 때가 있었다.
흥국생명은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GS칼텍스와의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0-3(23-25, 26-28, 23-25)로 패배했다.
이번 대회에서 흥국생명은 ‘어.우.흥’으로 불려왔다. 비시즌 동안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을 FA로 영입했고, 지난 6월에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 김연경까지 품었다. 김연경, 이재영 그리고 외국인 선수 루시아로 이어지는 흥국생명의 삼각편대는 리그 최고로 꼽혔다. 또한 김연경, 루시아, 김세영으로 이어지는 블로킹 라인은 “국가대표 보다 높다”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많은 팀들의 공격을 좌절시켰다.
흥국생명은 준결승까지 4경기에서 무실세트 승리를 하면서 ‘절대 1강’의 모습을 뽐냈다.
거침없이 진격했던 흥국생명은 결승전에서 무너졌다. 이소영, 강소휘, 러츠를 앞세운 GS칼텍스의 기세에 눌렸다. 여기에 집중력 있는 GS칼텍스의 수비에 흥국생명의 날카로운 창은 한껏 무뎌졌다.
경기를 앞두고 차상현 감독은 “흥국생명은 레프트 공격 점유율이 높다”라며 “직접 부딪치면서 느끼다가 빈틈을 찾겠다”고 흥국생명 공략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연경과 이재영 등 최고의 공격수가 있는 만큼, 흥국생명의 공격은 아무래도 이재영과 김연경으로 몰렸다. GS칼텍스는 이재영에게 목적타 서브를 끊임없이 넣었고, 이들을 집중적으로 마크했다. 이재영이 이날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컨디션을 보이면서 실수가 하나씩 늘었고, 결국 김연경의 힘에도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센터진을 활용한 속공 활용 등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있던 2010년 이후 두 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결국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뒤 박미희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GS칼텍스 선수가 공수 양면, 분위기, 집중력에서 우리를 앞섰던 것 같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박미희 감독은 “센터에서 득점이 나와줘야 했는데, 그 부분에서 아쉬웠다. GS칼텍스가 어택 커버와 이단 연결 등에서 앞섰다. 떨어져야할 공이 올라왔고, 득점인 나올 타이밍에서 좋은 수비가 나왔다”라며 “그런 것을 견딜 수 있는 내공이 쌓여야 한다. 같이 연습하는 동안 더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새로 합류한 이다영과 기존 선수들의 호흡도 조금 더 끌어 올려야 했다. 결정적인 순간 외국이 선수 루시아를 활용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박미희 감독은 “세터는 공격수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루시아가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이다영과 루시아의 호흡,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회에서 첫 쓴맛을 본 만큼 절치부심하며 정규시즌 준비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 감독은 “경기에 져서 아쉽지만 하나를 꼬집기 보다는 이 아쉬움이 좋은 약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시즌 준비할 시간이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오늘 경기가 헛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승을 차지했지만, GS칼텍스 차상현 감독도 ‘더 강해질’ 흥국생명을 경계했다. 차 감독은 “오늘은 이겼지만, 흥국생명이 더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본다. 시즌이 되면 더 강해질 것”이라며 “준비 잘해서 밀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