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23)이 리드오프 본색을 보이고 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5월 개막 이후 다양한 1번 카드를 써왔다. 김선빈, 박찬호, 최원준, 김호령, 이창진 등이 리드오프로 나섰다. 붙박이는 없었다. 자리를 잡는듯 하다 부진 아니면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렇다면 윌리엄스 감독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1번타자는 누구였을까?
아마도 이창진이었을 것이다. 허리부상을 털고 7월에 복귀하자마자 1번타자로 나섰다. 타율 3할3푼(88타수 29안타) 19득점을 기록하며 활발한 공격력을 펼쳤다. 다부진 스윙과 허슬플레이를 펼치며 단숨에 윌리엄스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출루율도 4할4리였다. 그러나 허벅지 부상으로 낙오했다.
타격맨 김선빈도 1번으로 기용하면 재미를 봤다. 타율 5할1푼5리의 가공할 1번타율을 기록했으나 33타수만 소화했다. 1번보다는 2번타자로 많이 기용했다. 클리업트리오에 나서기도 했다 타격 능력이 뛰어난 점을 고려한 활용이었다. 그러나 잦은 부상으로 많이 쓰지 못했다.
박찬호도 1번타자로는 괜찮았다. 모두 87타수를 소화했고 타율 3할1푼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2할3푼5리에 그쳤지만 1번에 올리면 날카로운 타격을 했다. 그러나 꾸준함이 미흡했고, 주전 유격수를 하느라 체력이 저하됐다. 김호령도 복귀하자마자 첫 타석 홈런을 날리며 기백을 과시했으나 97타수를 소화하며 2할6푼7리에 그쳤다.
그런데 요즘 최원준이 윌리엄스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인상적인 타격을 펼치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4할1푼2리, 14득점, 3타점, 1도루의 맹활약을 하고 있다. 상대 선발투수가 좌투수가 나오면 가끔 뒤로 빠지고 있지만, 리드오프에 어울리는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최원준은 개막전 1번타자로 나섰다. 그만큼 윌리엄스가 믿었다. 그러나 타격이 날카롭지 못했고 수비에서 헛점을 보여 밀려났다. 이후 김호령, 박찬호, 이창진에게 자리를 내주었고, 기나긴 벤치 생활을 했다. 그러다 이창진이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하자 8월부터 기회를 얻더니 타격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8월 이후 3할1푼6리, 출루율 3할5푼6리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타율도 2할8푼7리까지 끌어올렸다. 출루율를 3할대 후반까지 더 올려야 하는 숙제가 있지만 최근의 활약도는 리드오프로 손색이 없다. 돌고돌아 1번타자로 돌아온 최원준의 5강 공략 과정에서 활약도 주목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