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의 간판미드필더 김영욱(29)이 K리그2 도움 1위로 등극했다. 공격 포인트 뿐만 아니라 팀을 위한 '헌신'도 김영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김영욱은 제주 이적 전까지 전남 드래곤즈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지난 2010년부터 전남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변화와 도전을 위해 프로 데뷔 11년 만에 이적을 결심했다. 새로운 둥지는 제주였다. 남기일 감독은 제주의 강점인 2선 공격라인의 파괴력을 극대화시킬 카드로 김영욱을 지목했다.
유니폼 색깔은 바꼈지만 김영욱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5월 26일 부천 원정(1-0)에서 경기 막판 절묘한 궤적의 크로스와 함께 주민규의 극적인 헤더 결승골을 견인하며 제주에 시즌 첫 승을 선사했다. 6월 13일 수원FC와 홈 경기에서는 전반 14분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과감한 헤더로 결승골이자 제주 데뷔골까지 터트렸다.
이후 김영욱은 꾸준한 활약으로 제주의 '믿을맨'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9월 5일 경남 원정에서도 김영욱은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코너킥 전담 키커로 나서 후반 25분 진성욱의 동점골과 후반 35분 권한진의 역전골을 어시스트했다. 비록 경기는 3-3 아쉬운 무승부로 막을 내렸지만 김영욱은 리그 도움 1위(5개)로 올라서며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김영욱은 장점이 많은 선수다.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수비와 공격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특히 전남에 이어 제주에서도 세트피스 전담 키커로 활약할 만큼 킥에 관해서는 일가견이 있다. 하지만 김영욱이 진짜 돋보이는 이유는 기록지에는 보이지 않는 헌신적인 플레이에 있다.
각종 지표에서도 김영욱의 헌신을 확인할 수 있다. 김영욱은 경기당 평균 11.1km를 뛴다. 이는 팀내 1위 기록이다. 가속(3m 5초 주파) 횟수도 56회로 팀내 1위다. 상대의 내려 앉은 수비벽을 뒤흔들기 위해서는 공간 돌파가 필수적이었는데 김영욱은 불필요한 패스는 줄이고 기습적인 오버래핑을 통해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도움 1위가 우연이 아닌 이유다.
김영욱은 “내 유니폼이 더러울수록 제주가 더욱 눈부시게 빛날 수 있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이어 "리그 도움 1위는 나 혼자 해낸 결과물이 아니다. 제주는 하나다. 감독님과 동료들의 변하지 않는 신뢰가 나를 한걸음 더 뛰게 만든 것 같다. 그게 정말 큰 힘이 됐다. 앞으로 제주의 승격을 위해 '믿을맨'으로 계속 활약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