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한수원 돌풍 이끄는 송주희 감독 “여성지도자의 편견 깨겠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0.09.09 07: 57

여자프로축구에 여성지도자 바람이 불고 있다. 주인공은 경주한수원 돌풍을 이끄는 송주희(42) 감독이다. 
지난해 12월 경주한수원 감독으로 부임한 송주희 감독은 ‘초짜’의 이미지를 찾을 수 없다. 송 감독은 2000년대 숭민 원더스에 입단해 인천 레드엔젤스와 충남 일화 천마 등을 거친 여자프로축구 1세대 출신이다. 그는 국가대표팀에서도 A매치 39경기를 치르며 맹활약했다. 
송 감독은 2011년부터 화천KSPO에서 9년간 필드코치를 역임하며 탄탄한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현역시절 앳된 외모로 ‘얼짱’으로 불렸던 그는 올시즌 처음 감독을 맡아 경주한수원의 돌풍을 주도하고 있다. 

경주한수원은 7일 인천남동구장에서 치러진 ‘2020 WK리그 13라운드’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인천 현대제철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경주한수원은 현대제철에게 시즌 첫 패배를 안기며 12경기 무패행진에도 제동을 걸었다. 리그 2위 경주한수원(승점 30점)은 선두 인천현대제철(승점 34점)과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1승1무로 우위를 점하며 우승경쟁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인천현대제철을 제압한 뒤 OSEN과 인터뷰를 가진 송주희 감독은 “강유미의 교체카드가 적중했고, 나히도 추가골을 넣어줬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의 지원이 한데 어우러졌다. 선수들의 절실함이 만들어낸 승리다. 현대제철이 워낙 강팀이지만 한 번 보인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며 기뻐했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송주희 감독은 단기간에 경주한수원을 정상권 팀으로 이끌었다. 비결이 무엇일까. 송 감독은 “수석코치와 피지컬 코치도 있고 선수출신 여자분석관을 처음 도입했다. 골키퍼 코치까지 각자 역할이 있다. 여자분석관이 바로바로 영상 분석하고 촬영을 해서 선수들에게 제공을 한다. GPS 등 가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다 활용한다. 피지컬 코치가 선수들의 수면까지 체크하는 등 정말 열심히 한다”며 과학적인 지도방식과 코치진들의 철저한 분담을 꼽았다. 
물론 여성출신 초보감독으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송 감독은 “코치를 할 때는 선수들을 사랑해주고 표현해줬다. 감독이 되니 좀 더 큰 눈으로 봐야 하고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노자가 ‘세상에 지도자들은 물을 닮아야 한다’고 했다. 낮은 곳에 머물고 마음을 깊게 쓰고 사랑으로 베풀어야 한다. 강함과 약함의 조화를 이루고 싶다”고 표현했다. 
경주한수원은 여자프로축구에서 가장 많은 31명의 선수가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다. 송 감독은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선수 31명을 확보하고 있다. 선수들도 1,2진 구분없이 정말 열심히 한다. 열심히 하는 후보선수들에게도 꼭 기회를 주려고 한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송 감독은 “대표팀 맏언니 골키퍼 윤영글이 있다. 정영아와 이세진, 박세라도 수비의 중심이다. 이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다 주장역할을 해주고 있다. 구심점으로 팀을 잘 이끌고 있다. 외국선수 아스나, 이네스, 나히도 든든하다. 아스나는 정말 열심히 한다. 경기조율도 잘하고 한국말도 잘해서 한국사람이 다됐다”며 선수 한명 한명에게 모두 애정을 보였다. 
경주한수원은 내친김에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 송 감독은 “회사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들의 노력까지 어우러져 올해는 한 번은 우승을 노려보고 싶다. 여성지도자에 대한 편견도 깨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 jasonseo3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