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기하가 첫 산문집을 쓰게 된 이유를 고백했다.
9일 오전 장기하는 첫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 출간을 앞두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장기하는 "너무 좋다. 좋은 것 밖에 없다. 감사하다. 굉장히 격양돼있는 상태다"며 뮤지션이 아닌 작가로 첫 책을 출간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장기하의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는 작가 장기하가 '장기하와 얼굴들' 활동을 마치고 지난 1년간 꾸준히 집필해온 글을 묶은 작품. 장기하가 만들어온 노래들처럼 발랄하고 청량하면서도 일상과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겨있다. 특히 장기하는 당초 '상관없는 거 아닌가?' 초판 한정 양장본 5000부를 제작하기로 했지만 지난달 31일 예약판매를 오픈한 즉시 뜨거운 관심을 받아 3000부를 추가 제작했다. 2쇄 5000부도 동시에 제작 중이라고.
이에 장기하는 "음반을 낸지도 2년 정도 됐고, 책은 처음 냈는데 오랜만에 많은 분들이 반응을 해주셨다는 느낌이 들어서 감개무량하다"며 독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실제로 그의 말처럼 장기하는 지난 2018년 말 '장기하와 얼굴들' 해체 이후 별다른 활동 없이 지내왔다. 그렇다면 장기하가 산문집을 쓰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무엇일까. 장기하는 "작년 초부터 쉬다보니까 주변 지인들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많았다. 그때 갑자기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말로만 표현하기에는 자세히 표현이 안 된다는 느낌을 종종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하는 "'글로 표현을 하지 않으면 전달할 수 없는 생각들이 내 안에 쌓였다'는 신호가 아니겠느냐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덧붙이면서 산문집 출간 동기를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하의 고민도 있었다. 수많은 음악을 만들고 가사를 쓴 적은 있지만 책을 출간하는 건 처음이기 때문. 장기하는 "한 꼭지의 여행기를 쓴 적은 있지만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 글을 쓴 적은 처음이다. 글쓰기에 익숙해지는 게 힘들었다. 처음 3줄을 쓰고 다음날까지 다음을 못쓰겠더라. 책을 쓰겠다고 작정했는데 3줄 쓰고 못 쓰고 있으니 끝까지 쓸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익숙해진 뒤에도 여전히 한 문장씩 써내려가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출간하기까지 힘들었던 점을 털어놨다.
한편, 장기하의 첫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는 오는 10일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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