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지나가고 지금은 가을이었다. 그리고 가을은 젠지의 계절이었다. 젠지의 가을 DNA가 제대로 발동했다.
선발전 불패 젠지가 T1을 3-0 셧아웃으로 요리하고 LCK 3번 시드 자격으로 롤드컵 무대에 나선다.
젠지는 9일 오후 온라인으로 벌어진 '2020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 T1과 3라운드 경기서 3-0 완승을 거뒀다. '비디디' 곽보성, '룰러' 박재혁이 고비마다 그림같은 플레이로 팀의 롤드컵 진출을 견인했다. 이 승리로 젠지는 지난 2018년 이후 2년 만에 롤드컵에 나서게 됐다.
이날 경기는 스코어와 달리 1, 2세트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LCK 플레이오프서 아쉬원 역전패로 대표선발전으로 물러났던 젠지도, 아프리카를 꺾고 올라온 T1도 필사적이었다.
처음부터 치고 나간 팀은 젠지였다. 젠지는 엎치락 뒤치락하는 접전 끝에 1세트를 마무리하면서 기분 좋게 경기를 출발했다. '비디디' 곽보성이 아지르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면서 기선 제압의 주역이 됐다.
2세트는 룰러 엔딩이 터져나왔다. 서전을 내준 T1이 '페이커' 이상혁을 중심으로 강하게 몰아치면서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룰러' 박재혁이 이즈리얼로 믿을 수 없는 슈퍼 플레이로 치고 나가면서 팀의 역전을 이끌었다.
세트스코어를 2-0으로 벌린 젠지는 주저없이 3세트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교전이 계속 벌어졌지만 우위를 점한 뒤에는 격차를 벌려나갔다. 드래곤의 영혼을 움켜쥔 젠지는 공세를 연결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