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해효x박소담 '후쿠오카', N차 관람객 위한 해석 포인트3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9.10 13: 52

 관객들의 다양한 해석 열풍에 힘입은 영화 ‘후쿠오카’ 측이 해석 포인트 3를 공개했다.
‘후쿠오카’(감독 장률, 제작 률필름, 배급 인디스토리 률필름)는 개봉한 이후 연관 검색어에 ‘해석’이 따라붙을 만큼 모든 경계를 넘나든 ‘장률 유니버스’에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제작진이 해석 포인트 3를 공개한 것.
‘후쿠오카’는 28년 전 한 여자 때문에 절교한 두 남자와 귀신같은 한 여자의 기묘한 여행을 담은 작품. 

영화 스틸사진

#1. 일본 인형: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주은과 ‘후쿠오카 소담
뜨거운 감자는 소담의 존재다. 귀신 혹은 독특한 서점 단골, 28년 전 떠나버린 순이의 딸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다양한 가운데, 장률 감독의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의 주은과 연결고리인 일본 인형이 커다란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의 후쿠오카 출신 재일동포 주은과 ‘후쿠오카’ 정은 서점의 유일한 단골손님 소담은 일본 인형과 배우 박소담을 통해 연결된다. 소담은 처음 방문한 후쿠오카의 이리에 서점에서 마치 주은처럼 일본 인형을 껴안고 일본 노래를 똑같이 부른다. 가족의 결핍 속에서 자랐다는 점도 닮아있다. ‘후쿠오카’의 제문과 해효를 다시 이어준 소담의 존재를 더욱 신비롭게 만드는 설정은 관객들 사이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장률 감독 인터뷰에서 “주은이 후쿠오카 출신 재일동포라는 설정도 ‘후쿠오카’ 촬영 장소를 결정하는 데 한몫했다”고 밝히며 영화에 대한 담론을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영화 스틸사진
#2. 전등, 스태프의 실수 혹은 제문과 해효의 필연
시네아스트 장률의 작업 방식이 돋보이는 독특한 구성의 엔딩은 ‘후쿠오카’의 백미다. 첫 시퀀스와 마지막 시퀀스는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한 전등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후쿠오카' 속 엔딩은 사전에 계획되지 않았던 장면이었다는 사실이 권해효의 인터뷰를 통해 밝혀졌다. 스태프의 작은 실수로 인해 등장한 소품과, 자신의 촬영 일정이 아님에도 현장에 방문했던 배우와 즉흥적으로 촬영했던 장면은 시작과 엔딩의 공간, 그리고 28년의 간극을 맞닿게 하며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영화를 촬영하며 의미를 찾아가는 장률 감독의 작업방식은 아이러니함과 우연이 모여 커다란 하나의 인연을 만드는 우리의 삶과 닮아 있어 영화를 해석하는 재미를 배가시키고 관객을 웃음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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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인 윤동주 ‘사랑의 전당’ & ‘자화상’ 등장 이유
‘후쿠오카’는 윤동주 시인을 연결고리로 과거와 현재의 역사가 혼재된 도시 속의 질감과 정서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관객들은 장률 감독과 윤동주 시인이 닮음을 이야기하며, 영화의 본질적인 메시지를 찾는다. 창작가들의 작품에서 가장 먼저 읽히는 것을 꼽으라면 관념이나 인생에 대한 생각이겠지만 윤동주 시인의 작품에서는 공간이 가장 먼저 보인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이념이나 사상보다 앞선 사랑과 하늘, 별, 바람을 이야기한다. 장률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공간을 거닐며 이념이나 사상에서 비롯된 경계를 허물고 함께 관계 속에 살아갈 것을 말한다. 장률 감독은 가장 일상적인 소재 속 경계와 관계에 대한 담론을 녹여내 관객들로 하여금 서로를 향한 혐오를 멈추고 경계를 넘나들며 윤동주처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노래할 때라고 느끼도록 돕는다.
‘후쿠오카’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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