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장기적인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
영생고는 10일 제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 계명고와의 제53회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3-0으로 이겨 사상 처음으로 금배 정상에 올랐다.
시작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혔던 영생고는 4강까지 5경기에서 무려 17골을 넣고 1골만 내주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 경기서도 영생고는 계명고를 맞아 압도적인 '닥공(닥치고 공격)'을 선보이며 완승을 거뒀다.
영생고는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번 대회서 실점은 청주 대성고와 준결승서 내준 1골이 전부였다.
전북 U-18팀인 영생고의 장점은 조직력이다. 역시 전북 U-15팀인 금산중부터 호흡을 맞춰온 선수단이 영생고로 이어지면서 완벽한 조직력을 갖추게 됐다. 금산중을 이끌던 안대현 감독은 2019년 영생고로 옮겼다. 선수들과 함께 이동한 것. 따라서 영생고 선수단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한 상태였다.
전북은 금산중-영생고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전북 안재석 코치도 영생고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다. 프로팀과 교류하면서 전술의 일원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대회서 영생고는 4-1-4-1, 4-2-3-1, 4-3-3 등 다양한 전술로 경기를 펼쳤다. 호흡이 잘 맞고 코칭 스태프가 선수들의 장점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나온 결과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폭발적인 '닥공'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동안 영생고는 뛰어난 선수 몇몇이 팀을 이끌던 팀이었다. 그러나 전북의 투자와 관심이 커지면서 변화가 이뤄졌다. U-8을 시작으로 U-10, U-12, U-15 그리고 U-18로 세분화 해 유소년팀을 운영중이다. 또 유소년 담당자를 늘려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특히 한 두명의 선수가 팀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조직력이 뛰어난 팀을 만든 것. 또 지도자들의 확고한 원칙도 축구에 전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최우수 지도자상을 수상한 안대현 감독은 선수단에게 외부 인력이 다가오는 것을 막는다. 일반적으로 고교선수 중 능력이 뛰어나면 에이전트가 접촉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안 감독은 선수와 가족들에게 고등학교 신분으로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는 것이 좋은 일이 아니라고 충고한다.
축구계 관계자는 "전북은 유소년팀에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특히 U-18팀의 경우 자칫 어린 선수들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전북과 안 감독의 생각이다. 그렇게 선수들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유망주들에게 금산중-영생고는 신흥 축구 명문으로 각광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