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니야. 물어봐야죠.”
11일 대전 SK-한화전. 한화가 3-4로 뒤진 9회말 1사 1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이용규는 SK 투수 서진용의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몸쪽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에 배트가 나가다 멈췄다.
그 순간 구심을 맡은 오훈규 심판위원이 즉시 스윙 콜을 했다. 이에 탄식을 내뱉은 이용규가 오훈규 심판을 바라보며 3루심에게 체크 스윙 확인을 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TV 중계를 통해 “아~ 아니야. 물어봐야죠”라는 이용규의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가 생생하게 전달됐다.
TV 중계 리플레이상 이용규의 배트 끝이 돌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중계 카메라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문제는 오훈규 심판이 3루심에게 체크 스윙을 확인하지 않고 즉시 스윙을 판정한 것이다.
이용규에 앞서 한화 노시환도 같은 상황이 나왔다. 6회말 1사 1,2루 찬스에 들어선 노시환은 문승원의 2구째 낮은 직구에 체크 스윙을 했다. 노스윙에 가까웠지만 오훈규 심판은 1루심에게 묻지도 않고 스윙을 선언했다.
원칙적으로 체크 스윙에 대한 1차적 판단은 구심이 한다. 다만 구심이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울 경우 우타자는 1루심이, 좌타자는 3루심이 최종 판정을 내린다. 배트 끝이 돌았는지를 조금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위치다.
이용규와 노시환 모두 1루심이나 3루심 확인 없이 스윙 콜을 바로 내리기에는 애매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당한 한화로선 억울할 만했다.
이용규는 지난 5월7일 문학 SK전을 마친 뒤 방송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심판들에게) 억하심정이 있는 건 아니다. (개막) 3경기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대부분 선수들이 볼 판정에 대해, 일관성에 대해 불만이 많다. 심판 분들께서 조금만 더 신중하게 봐주셨으면 감사하겠다”며 최대한 정중하게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 이후 심판 관련 발언을 삼가고 아쉬운 판정에도 감정 표출을 자제했던 이용규였다. 그런데 이날 체크 스윙에는 무척 아쉬워했다. 그도 그럴 게 1점차 승부, 공 하나가 중요한 상황이었다. 작은 실수를 줄이기 위한 확인 과정조차 없었다는 게 문제였다.
공교롭게도 한화는 두 번의 체크 스윙 판정 이후 공격 흐름이 뚝 끊겼다. 노시환은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찬스를 날렸고, 이용규도 우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결국 3-4 석패를 당한 10위 한화는 9위 SK와의 격차가 3.5경기로 벌어졌다. 탈꼴찌 희망도 더 멀어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