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꼴찌팀, 토종 최다패…'극한직업' 장시환의 불운 [오!쎈 대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9.12 11: 02

시즌 10번째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한 날, 한화 투수 장시환(33)은 시즌 11패째를 당했다. 2년 연속 꼴찌팀 토종 에이스, ‘극한 직업’ 장시환이 KBO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로 떠올랐다. 
장시환은 11일 대전 SK전에서 6⅔이닝 8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했지만 타선과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올 시즌 21경기에서 110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50, 퀄리티 스타트 10차례를 해냈지만 3승11패에 그치고 있다. 
11패는 리그 전체 3위로 국내 투수 중에선 9패를 기록 중인 이영하(두산), 박종훈(SK)을 넘어 최다패 기록이다. 규정이닝 투수 22명 중 최소 승리이기도 하다. 장시환보다 규정이닝 평균자책점이 높은 투수 7명 모두 최소 4승으로 그보다 많은 승리를 했다. 

한화 선발 장시환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찡그린 표정을 짓고 있다. / dreamer@osen.co.kr

지독할만큼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장시환의 9이닝당 득점 지원은 3.27점으로 규정이닝 투수 22명 중 21위. 그보다 낮은 투수는 같은 팀 동료 워윅 서폴드(3.14점) 뿐이다. 퀄리티 스타트 패전이 4경기, 불펜이 날린 승리도 5경기로 모두 리그 최다 기록이다. 
장시환의 불운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롯데 소속으로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을 보낸 장시환은 27경기 평균자책점 4.95, 퀄리티 스타트 9차례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6승13패에 그쳤다. 13패는 리그 전체 공동 2위로 국내 투수 중에선 윤성환(삼성)과 함께 최다패 기록이었다. 
지난해 롯데 소속이었던 장시환 /youngrae@osen.co.kr
지난해 롯데는 포수들의 심각한 부진 속에 리그 최다 실책(114개)으로 수비가 무너지며 꼴찌로 추락했다. 장시환은 롯데 국내 투수 중 최다 125⅓이닝을 소화하며 분투했지만 포수 불안 탓에 리그 최다 17폭투로 고생했다. 불펜이 날린 승리도 3경기나 있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장시환의 선발 능력을 높이 평가한 한화가 트레이드로 그를 데려갔다. 장시환은 지난해보다 더 발전한 모습으로 한화 팀 내 국내 투수 최다 110이닝을 던지고 있다.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 10경기를 돌파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지난해 꼴찌였던 롯데가 올해 7위로 올라서며 5강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한화는 KBO리그 역대 최다 타이 18연패 충격 속에 일찌감치 10위로 추락했다. 총체적 난국에서 장시환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어느새 11패를 쌓으며 국내 최다패 위기에 몰렸다. 
장시환 /youngrae@osen.co.kr
하지만 승리가 날아간 날에도 미소를 지으며 동료들을 감쌌던 장시환은 “인상 써봤자 좋은 것 없다. 나도 불펜투수를 해봐서 잘 안다. 내가 던지고 난 다음의 결과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2년 연속 꼴찌 팀 토종 에이스로 분투하고 있는 장시환, 지독한 불운을 딛고 거둔 호성적은 더 높이 평가돼야 마땅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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