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설리를 다룬 MBC '다큐플렉스'가 방송 이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3일째 거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MBC '다큐플렉스'에서는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이 방송됐다. 앞서 '다큐플렉스 측은 12살 어린 나이에 아역 배우로 데뷔해 항상 이슈의 중심에 서 있었던 설리를 둘러싼 수많은 오해와 감춰진 진실 등 고(故) 설리의 생애에 대해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설리가 세상을 떠난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 같은 다큐를 기획하는 것에 대해 방송 전부터 많은 이들의 우려 섞인 반응이 이어졌던 바, 자칫 이슈몰이로 이용되어 설리를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방송 이후 이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됐다. 설리의 어머니는 생전 딸과 연락이 단절된 이유로 최자와의 열애를 꼽았고, 이별한지 몇 년이 지난 최자와 고인의 연인 시절 사진,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언급 장면들이 자료화면으로 쓰였다.
또한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다이나믹듀오의 노래 '죽일 놈'이 배경음악으로 깔리기도. 방송 이후 악플의 화살은 최자에게로 돌아갔고 SNS에는 그를 비난하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다큐플렉스' PD는 해당 논란에 대해 "방송을 보고 엄하게 최자 씨를 욕하는 반응은 전혀 예상 못했다. 그러지 말자는 의미로 짚은 건데 또 그런 반응이 나온다면 다큐를 오독하신 것"이라고 밝혔지만 또 다른 엉뚱한 피해자를 만든 책임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랑했던 연인의 죽음은 당사자에게 그 누구보다 큰 아픔이었을 터. 하지만 그 상처가 미처 아물기도 전에 가시 돋힌 악플들로 또 다시 마음의 고통을 받게 됐다.
대체 누구를 위한 방송이냐는 지적인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방통심의위는 10일 방영된 '다큐플렉스'에 대한 민원을 접수하고 심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악플로 인한 비극은 매년 되풀이 되고 있지만 자정을 위한 시도는 매번 실패로 돌아간다. 대상만 달라질 뿐 마녀사냥 식의 악플 테러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억울한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mk3244@osen.co.kr
[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