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다큐플렉스-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의 후폭풍이 극심하다. 설리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이 설리 모친을 저격한 가운데, 설리의 오빠가 "말 함부로 하지 말라"며 응수하고 나섰다.
설리의 15년 지기 친구라고 주장한 네티즌 A 씨는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어떻게 당신께서는 아직까지도 그렇게 말씀을 하실 수 있는지 참 놀랍고 씁쓸하고 슬프다"고 운을 뗀 A 씨는 설리 모친과 가족이 설리의 경제력에 빌붙어 생활을 영위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성인이 되고 얼마 안됐을 때, 저한테 진리가 물어보더라. 보통 엄마들은 딸을 위해, 딸의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해주시는지. 진리가 조심스레 말하더라.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일하며 엄마한테 모든 돈관리를 맡기고 용돈을 받았는데, 엄마한테 물어보니 모아둔 돈이 하나도 없다더라.'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회사에서 가불을 받아서 쓰신 거 같다더라"고 밝혔다.
이어 "진리가 사람들의 시선과 비난과 고된 스케줄을 감내하며 일을 할 때에, 다른 가족분들은 무얼 하고 계셨냐"며 "당신께서는 진리가 벌어오는 목돈을 단순 생활비 외의 곳에 사용하며 편하게 지내셨고, 그랬기에 진리가 돈 관리를 본인이 하겠다고 하니, 화가 나서 연을 끊으신 것"이라며 설리 모친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A 씨는 기획 의도를 벗어나 뭇매를 맞고 있는 '다큐플렉스' 제작진을 향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A 씨는 "이 방송은 무얼 위해 기획된 건가. 진리의 일기장은 왜 공개를 하신 건가. 이 방송을 통해 진리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이건 정말 진리를 위한 거였나. 그 방송에서 진리의 주변인으로 인터뷰를 하신 분은 정말 진리를 기리기 위해, 사람들이 진리를 기억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신 건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씨는 "평생을 이용당하며 살았던 진리를, 아직까지도 이용하며 살고 계시더라"며 "몰라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더 나아가기 전에 이쯤에서 멈춰주셨으면 한다. 제발 더이상 진리를 이용하지 말아 달라"고 경고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다큐플렉스'의 인터뷰에 참여한 다른 지인 B 씨도 자신의 SNS를 통해 "두 차례나 방송 취재에 응했던 것은, 처음은 주변 모두가 거절한 상황에서 누군가는 설리가 아닌 최진리를,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를 작게라도 표현함이 맞는 게 아닌가 하는 판단에서였다"며 "두 번째는, 이전 방송과는 다르게 가능한 '그 누구도 비판받지 아니하고', '시스템을 바꿔낸 인물'이 아니라 그 한 사람, 최진리는 어떤 사람이었을까를 조명하겠다는 취지라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B 씨는 베일을 벗은 '다큐플렉스'가 자신의 생각과 달랐다고 말했다. B 씨는 "이번 다큐는 '최진리'가 아닌, '최진리의 엄마' 다큐멘터리가 되었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진리의 그 시간들이 어때왔는지'는 최진리에게만 권한이 있는 말들이라 생각해서 가족분들이 진리의 친구들을, 그의 연인이었던 누구를, 하다못해 팬들을 욕해도 함구하고 있었다"며 저격성 글을 이어갔다.
이후 설리의 가족들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설리의 오빠가 입을 열었다. 설리의 오빠는 자신의 SNS를 통해 "그나마도 그 당시에 존중해줬던 친구들이 이딴 식이라니.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친구라고? 네가 그런 말 할 처지는 아니지. 그 누구보다 통탄스러워 할 시기에 '그것이 알고 싶다' 촬영에 급급했지 않나. 진짜로 옆에 있어줬던 친구들이 맞나 의문이 든다"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진짜 친구라면 잘못된 방향을 지적해줄 수 있는 게 진짜 친구"라며 "비유를 들면 어린 아이들에게는 이가 썩는다고 사탕을 많이 목 먹게 하지 않나. 너네는 그런 경우다. 말 함부로 하지 말자"며 친구들의 폭로에 맞불을 놓았다.
'다큐플렉스'의 여파가 대단하다. 고인이 세상을 떠나 진실을 알 수 없는 가운데 설리의 전 연인 최자는 악플 테러를 받고 있고, 설리의 지인들과 오빠는 서로를 거칠게 저격 중이다. 설리가 지금 같은 상황을 목도했다면 어떤 심정이었을까.
한편, 지난 10일 방송된 '다큐플렉스-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는 설리의 삶을 재조명하고자 제작된 다큐멘터리다. 그러나 기획의도에 어긋난 것은 물론,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자극적인 연출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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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다큐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