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FA 100억 원 시대를 연 최형우(KIA). 계약 기간 내내 만점 활약을 펼치며 '이맛현(이 맛에 현금질한다)'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최형우는 이적 첫해인 2017년 타율 3할4푼2리(514타수 176안타) 26홈런 120타점 98득점을 기록하며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공을 세웠고 2018년 타율 3할3푼9리(528타수 179안타) 25홈런 103타점 92득점에 이어 지난해 타율 3할(456타수 137안타) 17홈런 86타점 65득점으로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올해도 마찬가지. 18일 현재 타율 3할4푼1리(387타수 132안타) 17홈런 79타점 72득점을 기록 중이다. KIA 팬들은 최형우를 두고 100억 원도 아깝지 않은 '혜자 계약(연봉 대비 활약이 좋은 선수를 의미하는 말)'라고 부른다. 그만큼 최형우의 존재 가치가 대단했다는 의미다.
최형우는 18일 대구 삼성전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을 터뜨리며 13-5 승리에 이바지했다. 6-5로 앞선 8회 2사 1,3루서 오승환을 상대로 싹쓸이 2루타를 터뜨리는 등 6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최형우는 올해 자신의 역할을 서포터 수준으로 여겼으나 '에이징 커브'를 무색케 할 만큼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여전히 팀내 대체불가 선수이며 최형우라 쓰고 '해결사'라 읽는다.
최형우는 "내 타격감이 좋다, 기록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두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시즌 초엔 내 역할이 후배들을 보조하는 '서포터' 정도라고 생각했다"고 자신을 낮췄다.
이어 "시즌을 치르면서 좋은 기록을 내고 있어서 지금은 조금 달라졌지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해결하고 후배들이 도움을 바라면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최형우는 또 "상위권 팀들이 잘하고 있어서 승차가 크게 줄어들지 않지만 우리 팀이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에서도 이렇게 우리 플레이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최형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 중 마스크를 착용한다. 과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프로레슬러 '타이거 마스크'를 연상케 한다.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선 지 2주가량 됐는데 솔직히 숨차고 힘들다.(웃음) 하지만 모두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코로나19가 빨리 진정돼 마스크를 벗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최형우의 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각 구단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 FA 시장에도 한파가 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예비 FA' 최형우에겐 남의 일에 가깝다. 100억 원도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친 최형우, 얼마면 되겠니?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