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물러설 수 없어"..'나훈아 스페셜', 가황 54년 신조 담은 언택트 공연 [종합]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10.04 01: 14

가황 나훈아가 추석 연휴의 시작과 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3일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이하 '나훈아 스페셜')에서는 나훈아 콘서트의 본 공연, 미공개 영상, 제작 비하인드 등이 공개됐다.
지난 30일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시청률 29%, 최고 시청률 3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시청자들의 성원에 KBS 측은 '나훈아 스페셜'을 긴급 편성했다. 

'나훈아 스페셜'은 본 방송에 등장한 공연은 물론, 시간 관계상 편집된 미공개 영상과 공연 비하인드로 구성됐다고 전해져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나훈아와 제작진의 공연 후 소회를 추가 촬영해서 덧붙였다고 해 기대를 모았다.
본 공연에 앞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제작기 비하인드가 추가 공개됐다. 나훈아는 올해 여름 양승동 사장의 환대를 받으며 24년 만에 KBS를 방문했다. 나훈아는 "코로나19 때문에 내가 가만히 있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며 공연을 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나훈아는 6월 첫 기획 회의를 시작해 야외 공연을 꾸려갔다. 그러나 야외 공연은 8월 코로나19 여파로 KBS홀에서의 무관중 공연으로 급히 변경됐다. 이에 나훈아는 데뷔 이래 최초로 관객 없이 공연을 펼치게 됐다.
가황 나훈아의 신조는 남달랐다. 나훈아는 "54년째 가수로 살아왔는데 연습만이 살길이고 연습만이 특별한 것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훈아는 다인원이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관현악단을 대신해 직접 피아노 반주까지 하며 연습을 이어갔다. 그렇게 나훈아는 공연 전날까지 완벽에 완벽을 기했다.
바다 스크린을 가르고 대형 배를 타고 등장한 나훈아는 '고향으로 가는 배', '고향역'을 열창했다. 이어 어린이 합창단과 '고향의 봄'과 '모란 동백'을 불렀고, '물레방아 도는데' '명자!' '머나먼 고향' '너와 나의 고향' '홍시' 무대를 선보였다.
나훈아는 1부를 마무리하면서 "우리는 지금 별의별 꼴을 다 보고 살고 있다. 공연을 하면서 서로 눈도 좀 쳐다보고, 거기다가 '오랜만입니다' 하면서 손도 좀 잡아보고 이거 뭐가 좀 보여야 뭘 하든지 하지. 눈빛도 잘 보이지도 않고"라고 말했다. 이어 "뜨거운 응원이 느껴지면 저는 할 거는 '천지빼까리'니까 오늘 밤새도록 또 할 수가 있다"고 자신해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면서 나훈아는 "우리에게 영웅들이 있다.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난리를 칠 때 우리 의사, 간호사 여러분, 그 외의 관계자, 의료진 여러분들이 우리들의 영웅이다. 이분들이 없었으면 우리는 이 것을 어떻게 헤쳐나가겠냐"며 "의료진들을 위해 내가 젖먹던 힘을 내서 열심히 하겠다. 의료진에게 큰 박수와 대한민국을 외쳐달라"고 외쳤다.
 
'아담과 이브처럼'으로 2부의 포문을 연 나훈아는 하프 선율이 아름다운 '사랑', 기타 리프가 애절함을 더한 '무시로', 관현악단으로 풍성한 사운드를 극대화한 '울긴 왜 울어', 댄스단과 화려하게 구성한 신곡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등을 노래했다. 또한 피아니스트 진보라와 컬래버한 '사모', 배우 고재경의 연기가 인상적인 신곡 '웬수' 외에도 '18세 순이' '갈무리' '비나리' '영영' 등으로 2부를 알차게 채웠다.
나훈아는 김동건 아나운서과 토크를 가졌다. 나훈아는 공연 준비 과정에 대해 "처음 우리가 이 공연을 기획할 때는 홀이 아닌 밖이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을 모셔놓고 공연이 아주 매머드하게 시작하려고 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아무것도 안 됐다. 사실 정말 애 먹었다. 만약에 못하게 하면 내가 코로나19한테 질 수는 없고 기타하고 피아노 하나만 올려 주면 내가 혼자서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그만큼 힘들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훈장을 사양한 배경을 묻는 말에 "세월의 무게도 무겁고 가수라는 직업의 무게도 엄청나게 무거운데 훈장을 가슴에 달든 목에 달든 하면 그 무게까지 제가 어떻게 견디나.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훈장을 받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그 값을 해야 하니까 그 무게를 못 견딘다"고 답했다.
은퇴를 고려 중이라는 나훈아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내려올 자리나 시간을 찾고 있다. 내려와야 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 내려와야 할지 마이크를 놔야 할지 그 시간을 찾고 있다. 길지는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나훈아는 "저보고 신비주의라고 그런다. 신비주의라니, 가당치 않다. 어떻게 보면 언론에서 만들어낸 얘기인데 가수들이라고 하면 저는 꿈을 파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꿈이 가슴에 고갈이 된 것 같아서 11년 동안 여러분 곁을 떠나서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랬더니 잠적했다 하고 은둔생활 한다고 하고 별의별 소리를 다 한다. 이제는 뇌경색에 말도 어눌하게 하고 걸음도 잘 못 걷는다고 하니까 내가 똑바로 걸어 다니는 게 미안해 죽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1부 '고향', 2부 '사랑'에 이어 3부 '인생'이 시작됐다. 북청사자놀음, 줄타기, 난타, 부채춤, 사물놀이, 등 더욱이 화려한 볼거리가 즐비했다. 특히 공개 직후 온라인상을 뜨겁게 달구며, 젊은 세대의 관심까지 싹쓸이한 '테스형!' 무대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나훈아는 "가사를 쓰기 위해서는 가슴에 꿈이 많아야 하고 또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곡도 쓰고 가삿말도 씁니다만 주름이 생기게 하는 가장 큰 범인이 스트레스다. 우리는 지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다. 아까 부른 신곡 중에 테스 형한테 내가 물어봤다. 그래서 물어봤더니 테스 형도 모른다고 한다. 테스 형은 아무 말이 없다. 세월은 너나 나나 할 거 없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모양이다. 새월은 그냥 누가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가게 돼있으니까 이왕에 가는 거 우리가 끌려가면 안 된다. 우리가 세월의 모가지를 딱 비틀어서 끌고 가야 하는데 이렇게 끌고 가려면 어떻게 하느냐. 날마다 똑같은 일을 하면 세월한테 끌려가는 거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안 가본 데도 한 번 가보고 안 하던 일을 하셔야 세월이 늦게 간다. 지금부터 저는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갈 거다"라며 소신을 밝히기도.
이외에도 나훈아는 '잡초' '딱 한번 인생' '공' '청춘을 돌려다오' '남자의 인생' '번지 없는 주막' '고장 난 벽시계' '자네' 등 다채로운 무대로 인생에 대한 메시지를 흥겹게 전했다.
나훈아는 마지막 무대 '사내'에 앞서 "우리는 지금 힘들다. 우리는 많이 지쳐있다. 옛날의 역사책을 보든 제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번도 못 봤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다.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모두가 다 보통 우리 국민이었다. IMF 때도 이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냐. 나라를 위해서 집에 있는 금붙이 다 꺼내서 팔고.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세계에서 제일 1등 국민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말을 잘 따르는지. 미국이나 유럽 보십시오. 긍지를 가지셔도 된다. 이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 그래서 제가 제목을 '대한민국 어게인'이라고 만들었다. 감사하다. 사랑한다. 고맙다"고 전했다.
방송 직후 역대급 화제성에 힘입어 급하게 촬영된 비하인드가 이어졌다. 나훈아는 이훈희 제작2본부장에게 "힘들었다. 정말로 힘들었다"며 첫 언택트 공연에 임한 소회를 전했다. 이어 "군대에 위문 공연을 갔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마이크도 안 나왔다. 그런데 사람들은 꽉 찼다. 마이크도 없이 음악도 없이 군가 부르듯이 '사랑은 눈물의 씨앗' '님 그리워'를 불렀다. 그런 경험들이 있다 보니, 코로나19 이 보이지도 않는 이상한 것 때문에 절대 물러서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공연을 취소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나훈아는 어떤 가수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흐를 유, 행할 행, 노래 가, 유행가 가수다. 남는 게 웃기는 거다. 뭘로 남는다는 말 자체가 웃기는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8개월 전부터 지금까지 와서 끝나고 나니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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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훈아 스페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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