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황이 열고 닫은 추석 연휴..'나훈아 스페셜', 다시 봐도 감동+재미 어게인 [종합]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10.04 08: 47

가황 나훈아가 추석 연휴의 시작과 끝을 책임졌다.
지난 3일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이하 '나훈아 스페셜')에서는 나훈아 콘서트의 본 공연, 미공개 영상, 제작 비하인드 등이 전파를 탔다.
'나훈아 스페셜'은 지난 30일 방송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화제성에 힘입어 급히 편성된 프로그램. 앞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시청률 29%, 최고 시청률 3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나훈아 스페셜'은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 비하인드 영상을 덧붙여 나훈아가 공연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를 강조했다. 나훈아는 코로나19에 지치지 않는 국민성을 독려하고 고취하기 위해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개최했다. 
나훈아는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위해 24년 만에 KBS를 찾았다. 그러나 8월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이에 나훈아는 야외 공연이 아닌, 실내 무관중 공연에 도전하게 됐다.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나훈아는 1부 '고향', 2부 '사랑', 3부 '인생'과 같이 확실한 테마로 공연을 알차게 구성했다. 나훈아는 약 150분간 총 29곡을 열창했고, 전 세계의 언택트 방청객 1,000명과 함께했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했다. 등장부터 화려했다. 배를 타고 바다 스크린을 가르고 나온 나훈아는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나훈아는 다채로운 VCR 활용은 물론, 각종 무대 효과도 아낌없이 사용해 몰입감을 높였다.
다채로운 의상도 볼거리 중 하나였다. 특히 나훈아는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에 앞서 연인을 만나기 전 치장하는 콘셉트로 무대 위에서 환복했다. 가사 속 '핑크색 셔츠'를 연상시키는 핑크색 슈트를 입은 나훈아는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하피스트, 기타리스트, 관현악단, 피아니스트 등 스펙트럼 넓은 컬래버레이션은 공연의 질을 향상시켰다. 북청사자놀음, 줄타기, 난타, 부채춤, 사물놀이 등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를 접목한 무대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재치 있으면서도 핵심을 관통하는 멘트는 세대를 불문하고 공감을 자아냈다. 그 예로 나훈아는 훈장을 사양한 배경을 묻는 말에 "세월의 무게도 무겁고 가수라는 직업의 무게도 엄청나게 무거운데 훈장을 가슴에 달든 목에 달든 하면 그 무게까지 제가 어떻게 견디나.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훈장을 받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그 값을 해야 하니까 그 무게를 못 견딘다"고 답했다.
또한 나훈아는 "저보고 신비주의라고 그런다. 신비주의라니, 가당치 않다. 어떻게 보면 언론에서 만들어낸 얘기인데 가수들이라고 하면 저는 꿈을 파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꿈이 가슴에 고갈이 된 것 같아서 11년 동안 여러분 곁을 떠나서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랬더니 잠적했다 하고 은둔생활 한다고 하고 별의별 소리를 다 한다. 이제는 뇌경색에 말도 어눌하게 하고 걸음도 잘 못 걷는다고 하니까 내가 똑바로 걸어 다니는 게 미안해 죽겠다"라는 뼈 있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공개 직후 온라인상을 뜨겁게 달군 '테스형!' 무대도 빼놓을 수 없다. 나훈아는 '테스형!' 무대 이후 "아까 부른 신곡 중에 테스 형한테 내가 물어봤다. 그래서 물어봤더니 테스 형도 모른다고 한다. 테스 형은 아무 말이 없다. 세월은 너나 나나 할 거 없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모양이다. 세월은 그냥 누가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가게 돼있으니까 이왕에 가는 거 우리가 끌려가면 안 된다"며 "우리가 세월의 모가지를 딱 비틀어서 끌고 가야 하는데 이렇게 끌고 가려면 어떻게 하느냐. 날마다 똑같은 일을 하면 세월한테 끌려가는 거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안 가본 데도 한 번 가보고 안 하던 일을 하셔야 세월이 늦게 간다. 지금부터 저는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갈 거다"라고 해 박수를 받았다.
방송 이후 촬영된 비하인드에는 나훈아와 이훈희 제작2본부장의 짤막한 대화가 담겼다. "힘들었다. 정말로 힘들었다"고 운을 뗀 나훈아는 "군대에 위문 공연을 갔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마이크도 안 나왔다. 그런데 사람들은 꽉 찼다. 마이크도 없이 음악도 없이 군가 부르듯이 '사랑은 눈물의 씨앗' '님 그리워'를 불렀다. 그런 경험들이 있다 보니 코로나19 이 보이지도 않는 이상한 것 때문에 절대 물러서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공연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끝으로 나훈아는 어떤 가수로 남고 싶냐는 이훈희 제작2본부장의 질문에 "흐를 유, 행할 행, 노래 가, 유행가 가수다. 남는 게 웃기는 거다. 뭘로 남는다는 말 자체가 웃기는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깊은 여운과 짙은 감동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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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훈아 스페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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