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위험한 아내'가 부부 잔혹사와 코믹을 오가며 첫 방송을 마쳤다.
5일 밤 MBN 새 월화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가 첫 방송됐다.
'나의 위험한 아내'는 사랑해서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결혼을 그저 유지하고만 있는, 다수의 부부들이 공감할 '부부 잔혹극'을 그린 드라마다. 2016년 일본에서 방송된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삼아 각색됐다.
이에 첫 방송에서는 심재경(김정은 분), 김윤철(최원영 분) 부부의 살얼음판 같은 가식적인 부부 관계가 그려졌다. 김윤철은 식품 회사 외동딸 심재경과 결혼했으나 결벽에 가까운 아내의 생활 태도에 염증을 느꼈다.
돈 문제도 얽혀 있었다. 김윤철이 차린 레스토랑이 지독한 경영난에 시달렸고, 한물간 셰프인 김윤철로서는 더 이상 소생하기 힘들었던 것. 이에 김윤철은 아내 심재경에게 도와줄 것을 부탁했지만 소용 없었다. 심재경은 "당신이 더 힘들어질 것 같다"며 완곡하게 김윤철을 말렸다.
심지어 김윤철은 자신의 레스토랑 직원인 진선미(최유화 분)와 내연 관계였다. 진선미는 "당신에게 날개를 달아준 게 아니라 날개를 꺾어서 새장에 가둔 거다"라며 김윤철에게 심재경을 없앨 것을 주문했다. 이에 김윤철은 와인에 진선미에게 받은 독을 넣어 심재경을 제거하려는 준비까지 했다.
그러나 김윤철이 심재경 독살을 준비한 그날 밤, 심재경이 납치된 상황. 집안을 가득 채운 핏자국과 납치범이 보낸 메시지 카드와 피묻은 손톱 조각 등이 긴장감과 스릴감을 자아냈다. 부부 잔혹사에 걸맞은 서스펜스였다.
반전에 가까운 코믹도 존재했다. 심재경 납치를 경찰에 신고한 뒤 김윤철이 홀로 남은 집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음악에 취해 화장실을 지저분하게 쓰고, 맥주를 마시고 잔해를 아무렇게나 방치하는 등의 모습이 펼쳐진 것. "자유다"라고 독백하며 다소 유치하게까지 보이는 그의 행보는 아내가 납치 당했음에도 걱정보다 자유를 갈망하는 비틀린 부부 관계를 더욱 극대화했다.
다만 김윤철이 불륜 의혹을 사자 경찰의 눈을 피해 집을 탈주하는 장면은 지나친 코미디로 긴장감을 반감시키기도 했다. 우왕좌왕하며 독을 타려던 와인을 치우고, 어설프게 나마 기둥을 타고 집에서 탈출하는 김윤철의 행보가 실소를 자아냈기 때문.
다행히 첫 방송 결과 드라마는 방송 말미까지 심재경 납치에 관한 실마리를 던지며 서스펜스 위주의 전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스릴러에 약간의 코믹과 현실적인 부부 잔혹사라는 소재가 어떻게 어우러져 전개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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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