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우울함을 파 버릴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영화 ‘도굴’(감독 박정배)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6일 오전 11시부터 진행됐다. 이날 제작보고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배우 이제훈과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 박정배 감독이 참석에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도굴’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 분)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 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오락영화다.
배우들은 영화 ‘도굴’ 출연 이유에 대해서 입을 모아 시나리오를 꼽았다. 이제훈은 “시나리오였다. 이야기가 너무 너무 재미있었다. 도굴이라는 소재로 어떻게 이렇게 신선한 범죄 오락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캐릭터들이 너무나 살아있고, 이 캐릭터들이 앙상블이 돼서 영화에 나오면 사람들이 좋아하겠다 싶어서 고민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조우진도 “시나리오가 주는 매력이 컸다. 보통 서너시간 정도 시나리오 읽는 시간을 쓰는데 ‘도굴’은 한시간 반 정도였다. 또 제작자 분과 친하다. 영화 ‘남한산성’으로 인연을 맺은 곳이다. 또 이제훈, 임원희, 신혜선 씨가 한다고 해서 냉큼 하게 됐다”라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박정배 감독은 ‘도굴’의 네 배우들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해서 “이제훈 씨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각색 작업을 하면서부터 염두를 해뒀다. 평소에 알고 있던 이제훈 씨는 또래 배우들 중에서 연기는 탑이지 않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캐스팅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캐스팅이 잘 돼서 너무 기뻤다”라고 밝혔다.
또 “조우진은 이전 영화들, 작품들에서 했던 역할을 보면 어디에서나 캐릭터를 잘 살리는 배우라서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다. 다행히 대표님과 인연이 있어서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박정배 감독은 신혜선의 팬이라고 밝히며 “신혜선 씨는 평소 팬이었다. 드라마를 다 빠지지 않고 볼 정도다. 딕션이 좋은 배우로 유명한데 영화에서 엘리트 큐레이터로,강연하는 장면과 일본어, 중국어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잘하시더라. 최고의 캐스팅이지 않았나 싶다. 너무 잘하시더라”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조우진은 “모니터 볼 때 표정이 달라졌다. 혜선 씨 나오면 표정이 달라지더라. 말도 못 붙일 정도로 웃으시더라”라고 폭로해 웃음을 줬다.
마지막으로 박정배 감독은 임원희에 대해서 “원래 우리 시나리오상 삽다리 설정이 나이도 훨씬 많았고 다른 캐릭터였다. 캐스팅을 두고 고민하는 사이에 영화 관계자 분이 ‘임원희 씨 어떠냐?’라고 말했는데, 딱이다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수정했다. 임원희화했다. 예전에 기억하고 있는 선배님 특유의 연기가 있는데 근래에는 보기 힘들었다.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해서 끌어왔다. 삽다리는 임원희 자체다”라며, “첫 작품부터 호사를 많이 누린 것 같다. 평생 쓸 복을 다 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극 중 이제훈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 역을 맡았다. 그는 도굴팀의 리더가 되면서 전문적인 기술에 훈훈한 매력까지 장착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조우진은 잠시 본업을 쉬고 있었으나 강동구가 제안하는 거액의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 고분 벽화 도굴 전문가 존스 박사 역을 맡았다. 신혜선은 위험한 제안을 건넨 고미술계 엘리트 큐레이터 윤 실장 역을, 임원희는 전설의 삽질 달인 삽다리 역을 맡아 유쾌한 케미를 완성했다.
이제훈은 극 중 캐릭터에 대해서 “어떻게 보면 나의 보여지지 않은 모습들을 ‘도굴’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다 쏟아낸 것 같다.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다 보여줬다. 나에 있어서 강동구라는 캐릭터의 키워드는 ‘능글맞다’, ‘능청스럽다’다. 이런 캐릭터를 한 것은 처음”이라며, “실제로 나에게 그런 면이 있지도 않다. 이 작품을 통해서 천역덕스럽게 놀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고, 이 배우들과 함께 해서 신나게 놀 수 있었다. 총집합한 이제훈이라는 매력을 보여주는 게 이 작품”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조우진도 존스 박사 역에 대해서 “전문가이긴 한데 유쾌한 전문가다. 오랜만에 정장을 벗었다. 주로 관객들을 얼굴 붉히게 하거나 기분 나쁘게 하거나 울리거나 했다. 내가 관객들을 웃게한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이제훈 씨와 함께 마음껏 놀아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다. 지금껏 봤던 캐릭터보다 비교적 새털 같이 휘날리는, 아주 가벼운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털 같은 인디아나 존스다. 아재미가 담겼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더했다.
또 신혜선 “장 실장은 유물을 딱 보면 한 눈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명석한 엘리트 큐레이터다. 그래서 사람까지도 가치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다. 굉장히 지적이고 세련됐기 때문에 내 안에서 그런 모습을 찾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봤다”라고 설명했다.
임원희는 “일단 실제로도 삽질을 잘한다. 군대에 있을 때 엄청 많이 했다. 파는 거 다 좋아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웬만하면 연기로 다 해결하면 되지 스타일링을 안 좋아했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해버리자 했다. 참고한 것은 전설의 섹시한 안토니오 반데라스였다. 자칭 섹시하고 멋있으면서 음융한 그런 캐릭터를 하려고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도굴’은 신선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만큼 영화 속 볼거리도 풍부하다. 특히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유물들 역시 흥미롭다.
이제훈은 영화 속 유물에 대해서 “이걸 어떻게 구현해냈지 하는 경이로움이 있었던 것 같다. 우리 미술팀 대단하다. 완벽하게 세팅이 돼 있으니까 몰입하기 쉬웠고, 관객들도 빠져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황영사에서 끄집어낸 금동불상이 값어치가 나간다. 하나 밖에 안 만들었고 비싸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소품을 다루는 자세가 애지중지하다. 그런데 강동구는 쿨하다. 검정 봉지에 들고 다니더라. 연기할 때는 애지중지하면서 연기했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더했다.
이에 대해서 박정배 감독은 “팩트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실화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각 공간에서 등장한 소품마다 시대 고증을 하면서 영화적인 상상력을 더했다. 고분벽화는 실제 있는 것을 마음대로 가져다 쓸 수 없기 때문에 여러 자료를 참조해서 만들어냈다. 황영사 금동불상 역시 영화적 상상력으로 만들어 낼 수밖에 없었다. 가짜지만 진짜 같이 보이기 위한 리얼리티에 신경 쓰고 작업했다. 미술팀이 정말 고생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제작보고회 내내 배우들의 유쾌한 ‘케미’가 더해져 영화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특히 드라마 ‘비밀의 문’에 이어 오랜만에 만난 이제훈과 조우진의 만남이 기대를 모은다.
조우진과의 케미에 대해서 이제훈은 “10여년 전에 선배님과 연기를 잠깐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되게 강렬했다. 너무나 연기를 능수능란하게 잘하시지. 영화를 통해서 보면서 빨리 만나고 싶다,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가슴 깊숙히 담아두고 있었다. 존스 박사 조우진 선배님이 한다고 해서 선택하는 큰 이유가 됐다”라고 말하며 애정을 전했다.
조우진도 “이제훈 씨와 영화로 만나기 전에 선입견까지는 아니지만 상상하고 떠올리는 모습이 있다. 왠지 다가가기 힘들 것 같고 점잖고 어떨 때는 나보다 형 같을 것 같기도 했다. 반전이었다. 이렇게 곰살맞은 사람이었나. 정말 귀엽고 애교도 엄청 많다. 일단 사전 케미가 좀 있긴 했다. 같이 밥도 먹고 사는 이야기도 하고 그랬다. 서로 배려를 많이 하고 작업하는 태도가 비슷하다 보니까”라며 덧붙였다.
또 이제훈은 신혜선에 대해서 “같이 연기를 하는 케미스트리가, 나는 이 사람이 이런 유머 센스가 있는 지를 깜짝 놀랐다. 극 중 지식이 높고 고고하면서 카리스마가 있는 역할로만 생각할 텐데 깜짝 놀랄 거다. 너무 재미있다”라고 말했다.
배우들의 ‘케미’는 물론 능청스럽게 변신한 이제훈의 새로운 매력도 기대되는 작품이다. 이제훈은 캐릭터 변신에 대해서 “나의 이미지나 연기했던 필모그래피를 보면 진중하고 의미 있는 작품을 하다 보니까 놀 수 있는 발랄한 역할은 없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이런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러운 놀 수 있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어서 촬영장에 가는 순간에 지금까지 영화 통틀어서 제일 좋았다. 이 신나고 즐거운 기분을 빨리 관객들에게 전달해줄 수 있구나라는 기분이다. 하는 과정이 너무 너무 좋았다. 그 기분을 관객들에게도 빨리 나눠주고 싶다. 이제훈이라는 배우가 이런 이미지의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었나 기대해주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도굴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만큼 어떤 색깔의 이야기가 그려질지 궁금증을 더하는 상황. 범죄오락영화로 ‘도굴’만의 특별함도 갖췄다. 박정배 감독은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미술, 공간에 대한 부분을 고민 많이 하고 심혈을 기울였던 것 같다. 땅굴이나 무덤 속, 땅 밑에 배수로, 강남에 있는 선릉까지 우리가 다 세트로 지었다”라며, “한국 최초로 도굴을 소재로 하는 영화다 보니까 새로운 비주얼을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각 공간들 별로 도굴하는 장면들 눈여겨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 배우들의 새로운 변신도 기대해 주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은 ‘도굴’을 통해 코로나19 시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임원희는 “큰 위로가 되고 즐거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신혜선은 “오감만족을 드릴 수 있는 영화일 것 같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우울함을 파 버릴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조우진과 이제훈도 “유쾌 상쾌 통쾌한 새로운 영화가 나왔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또 꼭 건강 챙겨라”라며 “정말 시원한, 재미있는 웃음 만족시켜드리겠다”라고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도굴’은 오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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