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돌멩이’는 진실은 하나일지라도, 사람마다 얼마든지 그것을 보고 듣고 해석하는 데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세상의 원리를 이야기한다.
더불어 사람들의 선입견과 편견, 오해, 이기심, 맹목적인 믿음이 진실을 왜곡하게 만든다고 꼬집는다.
5일 오후 서울 가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 ‘돌멩이’(감독 김정식, 제작 영화사테이크, 제공 영화사 집・kth, 배급 리틀빅픽처스)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대명, 송윤아, 김의성과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정식 감독이 참석했다.
김 감독이 만든 ‘돌멩이’는 8살 지능을 가진 석구가 우연찮은 사고로 범죄자로 몰리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장르의 영화다. 연기파 배우 김대명이 8세 마음을 가진 30대 청년 석구, 송윤아가 성당 산하의 청소년 쉼터 소장 김 선생, 김의성이 석구를 보살피는 성당의 노신부를 연기했다. 세 사람의 호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김정식 감독은 이날 “‘돌멩이’는 진실찾기 게임이 아니다”라며 "인간이 갖고 있는 믿음을 얘기한다. 인간의 믿음이 갖는 불완전함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돌멩이’속 법정 신(scene)은 진실 여부를 가리기보다 인물들의 감정싸움이 두드러진다. 이에 김 감독은 “일상에서도 진실이 중요하지 않고 날선 감정이 서로에게 상처를 줄 때가 많다. 그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김정식 감독과 제작사 PD에게 각각 석구 같은 지적장애인 가족이 있다는 공통점에서 시작됐다. 이날 김 감독은 “그렇다 보니 저희가 서로 얘기를 나누게 됐고, 마녀사냥에 대한 얘기까지 가게 됐다. 사회적인 문제들과 결부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돌멩이’ 속 석구가 성폭행범으로 몰린 가운데, 마을 사람들은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앞뒤 정황을 자르고, 그 순간을 목격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자로 몰고 간다. 무엇보다 석구가 지적 장애인이라는 사실은 주변에서 적절한 지원과 응원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학대를 당한다. 잘못된 믿음이 진실을 어떻게 호도하는지 보여준다.
이에 감독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시선을 얘기하고 싶었다. (일부)사람들은 사건의 문제나 상황이 생기면 진실을 찾는 데 에너지를 쓰기보다 다른 것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며 “캐릭터들이 자신만의 감정을 바탕으로 속단해버리는 우리 사회 문제점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어 “진실은 팽개쳐버리고 자신들의 감정으로만 싸우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석구라는 영혼을 통해 믿음을 얘기하고 싶었다. 옳고 그름을 떠난 인간의 믿음이 얼마나 변하기 쉽고 얼마나 불완전한지 얘기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사람에게 선입견과 편견은 생존을 위한 수단이다. 세상에는 미리 판단해야할 것들이 너무도 많고, 세상의 모든 사건에 시비를 가려 선하고 올바른 편에 서야한다는 생각 아래, 개인의 물리적 자원에 한계가 있어서다. 이로 인해 생긴 믿음이 판단의 기제로 사용되며 그로 발생한 맹목적 믿음은 방향성을 잃기도 한다.
김 선생을 연기한 송윤아는 이에 “우리 주변에도 자기가 들은 것에 대해 이유없이 무조건적으로, 맹목적으로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저 역시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보여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한 번쯤 나의 믿음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줄 거 같다”며 “내가 믿어왔던 것들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열린 마음으로, 열린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달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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