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명x유아인 '소리도없이', 지루할 틈 없는 아이러니 "촬영 즐거웠다"[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10.12 14: 44

배우 유재명과 유아인이 영화 ‘소리도 없이’에서 각각 만든 캐릭터들의 완성도가 높다. 두 캐릭터가 하루하루 형제처럼 살아가는 과정이 흥미를 유발하는 동시에, 아이러니한 요소를 적절히 배치해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인간의 정에 관한 메시지 또한 돋보인다.
12일 온라인을 통해 새 영화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 제공배급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작 루이스픽쳐스・BROEDMACHINE・브로콜리픽쳐스)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배우 유재명, 유아인과 각본 및 연출을 맡은 홍의정 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 아역배우 문승아 양이 납치된 소녀 문승아 역을 맡아 호연했다. 러닝타임 99분.

유재명은 “이런 시나리오가 나에게 왔다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 행복했다”며 “어떤 배우들이 (작품 출연 이유를 물으면)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표현하는데 저 역시 ‘소리도 없이’의 시나리오를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고 출연하게 된 과정을 전했다.
그는 계란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는 동네 아저씨 창복을 연기했다. 창복은 먹고 살기 위해 조직의 청소부 일도 맡게 된다. “창복은 정상적인 사람인데 태인에 비해 말이 많아 보인다. 상대적인 거 같다”며 “신앙심 또한 적당한데 태인에 비해 깊어 보인다. 그에게 진정한 신앙심이 있었다면 그런 일을 거부했을 텐데 삶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인 거 같다. 종교를 통해 그가 자신의 죄책감을 덜어낼 수 있기 때문에 신앙을 받아들인 거 같기도 하다. 기준이 없는 모호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작품 선택 기준을 묻는 질문에 유재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선택 기준은 없다”며 "20살 때부터 연극을 했고 ‘배우가 뭐지?’ '작품이 뭐지?’라는 생각에서 멈춰버렸다. 그때 그때 느끼는 작품이 최고인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순간 나에게 주어진 작품이 예쁘게 보이면 선택하고, 나를 계발해서 캐릭터를 잘 표현하자는 게 나의 기준인 거 같다”고 답했다. 
유아인은 말 못 하는 청년 태인 역을 맡아 그동안 본 적 없는 신선한 인물을 창조했다. 태인은 창복을 의지하며 생계를 이어가는데, 아이를 맡으면서 의도치않게 유괴범이 된다.
이날 그는 ‘시나리오에 나온 것에 대해 본인이 표현하고 싶었던 게 있었느냐’는 질문에 “제가 의지적으로, 시나리오에 표현돼 있는 이상으로 목표를 설정한 것은 없는 거 같다”며 “제가 도전적인 인물을 맡으면서 과연 내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호기심을 갖고 한 게 이 작품에 임한 이유”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어디까지 나를 열 것이냐, 얼마나 나를 더 유연하게 현장에 놓을 것이냐 하는 물음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유아인은 연기 호흡을 맞춘 유재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존재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힘이 됐다. 의지가 돼 감사할 수밖에 없던 존재였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태인처럼 딱히 해드릴 게 없어서 죄송했다. 선배님이 던져주신 것들에 상당히 편안함을 느끼면서 연기했다”며 “아무 것도 느끼지 않는 게 제일 중요했다. 감정적 불순물이 없어서, 그 상태에 집중하며 연기할 수 있었다. 그게 가장 큰 기쁨이고 즐거움이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유아인은 '소리도 없이’의 장점에 대해 “제가 범죄를 저지르면서 살진 않지만 이 영화를 하면서 '내가 하는 선한 행위가 과연 선한 일인가?’ ‘내게 악하다고 입력된 정보들이 온전히 악한 진리인가?’ 싶었다”며 “이 시대를 살면서 다른 사람들과 어우러져 느끼는 행위의 선악을 너무 쉽게 나누고 있지 않은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선과 악이 공존한다’는 말에 “과거에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풀어낼 인물에 끌렸다. 제게 그런 게 더 필요했었다. 매 순간 어느 시기에 제가 끌리는 게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태인처럼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인물이 주는 매력이 크다. 제가 선악이 공존하는 배우가 아니라 이 작품이 다루는 내용이 그런 거 같다”며 “물론 선악에 대해 고민하고 연기하는 사람이 배우들이기 때문에 그런 게 공존하게 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왔다”고 자평했다.
신예 홍의정 감독은 ‘소리도 없이’를 통해 상업 장편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앞서 단편 ‘서식지’(2017)를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여 호평받았다.
이날 홍 감독은 “초보 연출자가 할 수 있는 실수를 다 했다. 근데 두 분이 너그럽게 받아드려주셨다”며 “제가 초보라 누구에게 잘 했다고 말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촬영현장에서 시원하게 긍정적인 표현을 했으면 좋았을 거 같다. 두 배우에게 제가 의지하면서 즐겁게 촬영했다.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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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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