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바로 지금이요" [인터뷰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10.22 09: 30

"실제 내 인생에서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언제나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해요".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그린다. 청춘의 얼굴을 가진 남자, 배우 지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수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약칭 내가예)'로 시청자를 만났다. '내가예'는 한 여자를 지켜주고 싶었던 형제와 그들 사이에서 운명에 갇힌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멜로 드라마다. 이 가운데 지수는 형수가 된 첫사랑을 계속해서 사랑하는 형제 중 동생 서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배우 지수.

뼈대만 놓고 보자면 불우한 가정사를 간직한 형제의 동생이 형수가 된 뒤에도 첫사랑을 향해 마음을 키우는 소위 '형수와 도련님'의 사랑 이야기인 '내가예'다. 그러나 파격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내가예'는 애청자를 양산하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마라맛 드라마'라고 호평받았다. 지수 또한 "그게 하고 싶어요, 내 인생 망치는 거"와 같은 명장면으로 여심을 사로잡으며 섬세한 플라토닉 로맨스와 애절한 멜로를 넘나들며 호평받았다. 
파격과 호평을 넘나들었던 시간, 지수는 '내가예' 첫 촬영부터 종영까지 반년에 가까운 시간에 대해 "많이 배우기도 했는데 감정적으로도 어려운 연기였고 힘들기도 했고, 산을 하나 넘은 기분"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그래서 되게 후련한 기분이 가장 큰 것 같다. 홀가분하다"며 "거의 후반부 촬영할 때는 '오늘은 어떻게 이 촬영을 끝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과 스트레스를 동반하면서 촬영한 터라 끝났을 때는 홀가분했다"고 털어놨다. 
지수는 "매 순간 부담이 많이 됐다"며 "결과론적으로 잘 마쳐서 기분이 좋고 하면서도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이어 "제일 힘들었던 건 서환이 극 중 성인이 되고 나서 이후부터는 다 힘들었다"며 웃었다. 그는 "그때부터는 첫사랑이 된 형수 오예지(임수향 분)를 향해 이중적인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면 아래 꿈틀거리는 본능을 억제하며 이성을 잡으려고 했다. 예지 대사에 '너 왜 이렇게 이랬다 저랬다 해?'라는 말도 있다. 그런 연기를 해야 해서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배우 지수.
그는 자신조차 어려웠던 연기에도 불구하고 '마라맛 드라마', '지수가 내 인생 망쳐줬으면 좋겠다'와 같은 호평을 받은 점에 대해 놀라워 했다. "시청자 분들이 정말 세련됐다고 느꼈다"며 놀란 그는 "저조차도 연기를 하면서 보는 사람들이 '내가예'를 납득할 수 있을지,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도 뜨겁게 받아들여 주셔서 정말 놀랐다"고 눈을 빛냈다. 
특히 지수는 "하면서도 정말 어려웠는데 임수향 누나가 워낙 연기를 잘해서 그런 눈빛을 받다 보니 본능적으로 감정이 나오기도 했다. 슬픈 눈빛을 받다 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나름 합리화도 하면서 봤다"며 상대 배우인 임수향에게 깊은 영광을 돌리며 고마움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내가예' 속 스스로의 연기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 "아직은 만족보다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지수는 "가끔 빛나는 순간이 있기도 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그나마 만족하는 건 큰 무리 없이 잘 마쳤다는 것 정도"라고 겸손을 표했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배우 지수.
현실의 지수라면 서환 같은 사랑을 할 수 있었을까. 지수는 "저는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서환은 굉장히 이타적인 인물이다. 자신보다 남의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 그게 오예지에 대한 첫사랑을 깨달으면서 자신의 행복을 찾는 것으로 변모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하며 "저는 기본적으로 보통 사람들처럼 제 행복이 우선이다. 그래서 서환처럼 형 서진(하석진 분)이 오예지를 좋아한다고 말할 때 자신의 마음을 숨기는 게 안 될 것 같다. 제가 만약 서환이라면 처음부터 '내가 먼저 좋아했다'고 고백하고 시작할 것 같다. 그렇지만 상대방이 내가 아닌 형과 결혼한다 해도 그 순간부터 받아들이고 다른 사랑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환과 제가 닮은 점은 가족한테 잘하려고 하는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데 깊이 있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가족들은 언제나 제 작품의 1번 시청자다. '내가예'를 보면서는 '얼굴이 왜 이렇게 까맣게 나오냐', '관리 좀 잘해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해주시더라"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그래도 '전보다 잘하는 것 같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웃었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배우 지수.
가족들의 호평을 떠나서도 지수는 실제로 '내가예'를 통해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이혼 위기인 부모와 떨어져 살게 된 형 사이에서 전전긍긍하며 가족애를 회복하기 위해 애쓰는 서환의 모습부터 처음으로 자신의 노력을 알아준 첫사랑이지만 형수가 된 오예지를 향하는 마음을 끊어내지도 속 시원히 표현하지도 못하는 애절한 멜로를 설득력 있게 풀어냈기 때문. 비슷한 시기 공개된 카카오TV 웹드라마 '아만자'에서도 스물일곱살의 말기 위암 환자 아만자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친 터. 최근의 지수를 향해 감정 연기가 물 올랐다는 호평이 지배적이다. 
지수는 "'전보다 성장했다'는 평은 확실히 들으면 감사하다"면서도 "제 입으로 그런 걸 인정하기가 부끄럽다"며 멋쩍어했다. 그는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 다만 매 작품 전보다 나아져야 한다는 생각은 한다. 또 전과 같은 건 피하고 싶다. 하면 할수록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책임감과 부담감이 동반된다. 어쨌건 연기를 하면 할수록 어렵고 고민도 많아지고 부족함도 커진다. 그러다 보니 더 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지수이기에 이후의 선택도 '내가예'와 다른 것을 꿈꿨다. 그는 '내가예' 마지막 회에서 서환이 오예지에게 결국은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던 것을 언급하며 "그때 개인적으로 해소감을 느꼈다. 그 다음 서환의 대사가 '고맙다'는 말인데 그래서 참고 참았던 마음을 덜 수 있던 것 같다. 또 로맨스를 연기하게 된다면 이제는 쌍방으로 마음이 이뤄지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하며 웃었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배우 지수.
지수가 '내가예'를 기점으로 7년 간 몸담았던 전 소속사 프레인TPC를 떠나 새 소속사 키이스트에 둥지를 튼 것도 배우로서 새로운 활동을 위한 연장선상의 선택이었다. 그는 "전 소속사는 과거에도 지금도 정말 좋은 소속사였지만 7년 동안 같이 일한 만큼 한번쯤 새로운 환경에서 일해보면 어떨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환경을 찾아 선택했다"고 키이스트 선택 배경을 밝혔다. 
이미 그는 새 드라마 '달이 뜨는 강' 측의 섭외 제안을 받아 극 중 온달 역으로 출연을 검토 중인 터. 지수는 빠르게 차기작을 고민하는 것에 대해서도 "원동력은 본질적인 것 같다. 당연히 배우로서 작품과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는 본능이 있다. 나아가 이제 곧 20대가 지나는데 더 좋은 작품을 남기고 30대를 맞이하고 싶다. 서른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일단 지금보다 더 성숙하고 인간적으로도 좋은 사람, 좋은 배우이고 싶다"고 했다. 
그런 지수에게 '내가예'처럼 스스로가 가장 예뻤을 때는 언제일까. 지수는 망설임 없이 "바로 지금"이라고 답했다. 그는 "외적으로는 화보 찍을 때가 가장 예쁘긴 할 것"이라고 웃으면서도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살고 싶다는 신념이 있다. 그렇게 항상 '지금'이 가장 예쁜 때라고 생각하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키이스트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