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삼성)이 22년간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는다. 선린정보고를 졸업한 뒤 1999년 삼성에 입단해 통산 592경기에 등판해 37승 25패 24세이브 87홀드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3.64. 권오준은 세 차례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는 등 자신과의 싸움 끝에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삼성은 30일 NC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권오준의 은퇴 경기 및 은퇴식을 마련한다. 경기 전후 ‘4EVERLION5’를 테마로 한 권오준 은퇴 행사도 펼쳐진다. 다음은 권오준과의 일문일답.
-현역 은퇴를 결정하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마지막 등판(8월 23일 대구 롯데전) 후 더 이상 몸이 안 되는구나 싶었다. 정상적인 몸상태였다면 마지막까지 어떻게 해서든 했을 텐데 더 이상 던질 수 없는 어깨 상태라고 판단했고 구단 측에 의사를 전달했다.
-FA 계약 후 500경기 출장 및 100홀드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500경기 출장은 달성했으나 100홀드를 채우지 못했는데.
▲몇 년 전부터 100홀드를 빨리 채우고 은퇴하고 싶었는데 내 실력이 미치지 못했다. 지금까지 했던 거로 만족한다. 물론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22년간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는 점은 나 자신에게 자부심을 느낀다.
-권오준 하면 강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남몰래 눈물 흘린 적이 있는지.
▲유니폼을 입고 단 한 번도 운 적이 없다. 오늘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내가 감정이 없는 사람도 아니고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지 않을까.
-허삼영 감독은 9회 권오준과 오승환이 바통 터치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울컥할 것 같다. 예전에 선배님들의 은퇴식을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졌었는데 내가 주인공이 되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은퇴 행사를 준비해온 관련 부서에서 눈물을 짜내서라도 흘려달라고 하던데 눈물이 나는 분위기가 연출되지 않을까. 너무 많이 울까 봐 걱정스럽다.

-세 차례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는 등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어떻게 버텨왔는가.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다시 하기 위해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 수술을 받은 뒤 많이 힘들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당시 (정)현욱이형(삼성 1군 투수 코치)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 첫 번째 수술 후 재활 과정을 마치고 군대 다녀왔는데 또 아팠다.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그때 현욱이형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더니 ‘그냥 참고 던져라’고 하셨다. 현욱이형 말대로 2주간 울면서 던졌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부터 통증이 사라졌다. 힘든 과정을 극복하고 나니 다음에 수술할 때 두렵지 않았다. 구단에 훌륭한 트레이너들이 많이 계신다. 지금껏 고맙다는 인사를 제대로 한 적이 없었는데 (윤)성철이형, (권)오경이형, (김)현규형 등 트레이너 파트에 정말 감사드린다.
-은퇴를 결정한 이 시점에 가장 생각나는 지도자가 있다면.
▲22년간 삼성에서 뛰면서 수많은 스승의 도움을 받았다. 모든 분께 일일이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없지만 양일환 코치님(현 KIA 퓨처스 투수 코치)을 비롯해 야구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알려주신 장호연 코치님, 선동렬 감독님, 류중일 감독님 그리고 항상 죄송스러운 김한수 감독님, 김응룡 사장님 마지막으로 현재 삼성에 계신 허삼영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돌이켜 보면 기회를 되게 많이 받았다. 세 차례 수술을 받는 동안 기다려주셨고 기회도 많이 주셨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었다.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대구시민야구장에서의 추억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와서 아쉬움이 크다. 해마다 시즌을 앞두고 팬들께 ‘올해만큼은 반드시 가을 야구의 꿈을 이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는데 거짓말이 됐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가장 죄송스럽다. 후배들이 좋은 야구장에서 가을 야구의 꿈을 이루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대구시민야구장은 이곳보다 많이 열악했지만 추억이 정말 많다. 그때가 참 좋았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삼성에 권오준이라는 선수가 있었다고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은퇴 후 계획은.
▲구단에서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신다면 지금껏 받은 은혜를 보답하고 싶다. 어떠한 방식이든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코치가 되고 싶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