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새 월화 드라마 ‘산후조리원’(연출 박수원, 극본 김지수 최윤희 윤수민)이 2일 베일을 벗은 가운데 엄지원이 하드캐리했다.
2일 오후 9시 전파를 탄 ‘산후조리원’ 1회에서 오현진(엄지원 분)은 42살 최연소 상무 타이틀을 달아 당당하게 매체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순간 입덧을 했고 알고 보니 임신 6주였다. 그는 “최연소 상무 된 날, 산부인과에서는 최고령 산모가 됐다. 임신도 승진도 기다린 거였는데 두 개가 같이 오니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 심난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현진은 성공을 위해서만 내달렸다. 어렸을 때 ‘2020 원더키디’를 보며 친구들이 죽음을 두려워 할 때에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에 모두 열광할 때에도, 입사 후 다들 회식과 주말 등산을 꺼릴 때에도 오현진은 성공을 위해 모든 걸 참고 견뎠다.
그래서 임신한 후에도 오현진은 일에 몰두했다. 남편 김도윤(윤박 분)이 바쁜 산모 대신 태교 요가 클래스를 들을 정도. 특히 오현진은 출산 24시간 전에도 계약을 위해 공항으로 달려가 어필했다. 덕분에 출산 선물로 계약을 따냈지만 바이어 앞에서 양수가 터졌고 그는 태연하게 직접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입원한 후에는 출산 4기를 경험했다. 제모와 관장의 굴욕기, 진통의 짐승기, 무통의 천국기, 본격 출산 과정인 대환장 파티기가 그것. 처음 겪어 보는 일들의 연속에 오현진은 당황했지만 마침내 출산에 이르렀다. 그렇게 힘을 주다가 저승사자를 만났고 순간 기절하고 말았다.
그 짧은 사이 저승에서 저승사자를 만난 오현진은 자신이 걸어온 험난했던 삶을 하소연했다. 그리고는 “친구들은 다 죽을 생각했는데 난 어떻게 하면 살까 고민했다. 그런데 다들 살고 나만 죽었네? 죽도록 공부하고 일하다가 늙어서 애 낳다가? 남들 보다 열심히 산 죄로? 내가 왜 죽어”라며 이승으로 도망쳤다.
무사히 아들을 낳았지만 이후에도 그에게는 신셰계였다. “삶과 죽음의 경계 어디쯤에서 아기가 태어났고 오현진의 인생은 끝이 났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그렇게 좋아하던 커피 한 모금 제대로 먹지 못했고 망가진 아랫도리 때문에 고통스러워했다. 시댁은 아들을 순산했다고 좋아했지만 오현진은 정작 신생아 아들 돌보기를 두려워했다.
병원에서 우여곡절 회복을 거친 그는 세레니티 산후조리원에 입성했다. 정원까지 딸린 산모들의 천국 같았고 오현진은 자신과 아이를 모두 케어해 줄 산후조리원과 원장 최혜숙(장혜진 분)을 신뢰했다. 그런데 그날 밤, 오현진은 자다 깼고 문 앞에 있던 최혜숙은 다짜고짜 그의 가슴을 움켜쥐어 충격을 더했다.
‘산후조리원’은 오현진이 재난 같은 출산과 조난급 산후조리원 적응기를 거치며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격정 출산 느와르다. 이때문에 오현진을 연기한 엄지원의 하드캐리가 빛났다. 실감나는 만삭 연기부터 진통과 출산, 임산부의 고충과 워킹맘 사이 생생할 감정 연기가 돋보였다.
첫 방송 전 그는 “출산의 유무와 관계 없이 남녀노소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재미와 의미를 가진 드라마다. 특히 웃을 일이 없으신 분들께 적극 추천 드린다”며 현실 공감 코미디를 자신했던 바. 첫 방송부터 그의 약속은 허세가 아니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산후조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