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이 함께 작업한 김혜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9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내가 죽던 날'의 주연 배우 이정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 제공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작 오스카 10 스튜디오 스토리퐁)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노정의 분)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김혜수 분),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이정은 분)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이야기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눈이 부시게', '타인은 지옥이다', '동백꽃 필 무렵' 등 대중을 웃겼다가 울렸다가 때로는 무섭게 만들기도 하는 강렬한 신스틸러이자, 2019년 아카데미와 칸을 점령한 화제작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의 문광 역으로 미국배우조합상 영화부문 앙상블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제 여우조연상을 휩쓴 대세 배우 이정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주연을 맡아 안방극장까지 사로잡았고 '내가 죽던 날'로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이번 영화에서는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섬마을 주민 순천댁을 연기했다. 인생의 모진 풍파를 겪은 그녀는 홀로 조용히 지내던 중 범죄 사건의 주요 증인으로 채택돼 보호를 받기 위해 섬으로 오게 된 세진에게 거처를 제공하게 된다. 태풍이 몰아치던 밤,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세진이 사라지고 이를 수사하러 온 형사 현수에게 자신이 마지막으로 본 세진의 행적을 알려주는 인물이다.
이정은은 "우선 시나리오가 좋았고, 혜수 씨가 한다는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난 오래 전부터 혜수 씨를 알고 있었고, 활동하는 걸 보면서 계속 변화하고 성장하는 배우 같았다. 나와 같은 또래인데 기사를 보면 '저 사람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될까' 싶더라. 현장에서 볼 때마다 좋았고, 혜수 씨의 얼굴이 되게 배우 얼굴 같았다. 정말 김혜수의 영향이 컸고, 다른 친구들도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김혜수 씨는 사람이 광이 난다. 그래서 나한테는 스타"라며 "그래서 뭔가 여신같은 사람이 쓰다듬어 주는 느낌이다. 지금도 동년배라고 하지만 꿈속의 요정 같다. 지금도 옆에 있으면 신기하다"며 웃었다.
김혜수와 2000년대 초반 처음 만났다는 이정은은 "혜수 씨는 표현 방식이 예쁘면 껴 안고 만져준다. 난 투박해서 지그시 그냥 본다.(웃음) 추울 때도 '괜찮아?' 한마디 하는 거 보고, 배려하는 걸 본 것 같다. 나보다 더 어른인 사람이다. 사회 생활 경험도 많다. 나도 조연출 하다가 연기를 하게 돼 현장에서 스태프를 많이 생각하는 편이다. 혜수 씨도 그런 것 같다. 작업자를 존중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한편, '내가 죽던 날'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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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