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은 후회가 없다는 자평을 내렸다. 그리고 2차전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KT 위즈는 지난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창단 이후 처음 맞이하는 가을야구의 첫 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KT는 경기를 대등하게 이끌었다. 고졸 신인 소형준이 6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두산의 외국인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공을 마음껏 뿌렸고 중반까지 팽팽한 투수전 양상을 이끌었다. 팽팽한 0-0의 승부가 이어졌다.

소형준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는 선발 자원 윌리엄 쿠에바스의 불펜 투입 승부수가 악수로 돌변하며 주도권을 내주는 듯 했지만 유한준의 동점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9회 김재윤, 조현우의 필승조가 결국 결승점을 헌납하며 패배와 마주했다.
KT 입장에서는 가을야구의 첫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중요했다. 큰 경기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선수단의 구성상 단기전에서 찰나의 흐름을 놓친다면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
그러나 KT는 소형준이 역투로 분위기를 다잡았고 두산에 주도권을 내준 뒤에도 곧장 동점을 만들었다. 단기전 경험 부족이라는 리스크를 지웠고 자멸하지 않았다. 가을야구의 긴장감이 어떤 것인지를 선수들 모두 체감했다. 압도당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도 자신들의 야구를 펼쳤다는 자평과 함께 자신감까지 얻었다. 패배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성과를 얻은 경기라고 볼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후회는 없다. 우리는 계획대로 최선을 다했다. 도전하는 정신으로 우리 팀다운 경기를 했다. 내일부터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2차전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KT의 2차전 선발 투수는 정규시즌 에이스 역할을 하며 선발진을 지탱했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나선다.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35경기 15승8패 평균자책점 4.33의 기록을 남겼다. 시즌 내내 4일 휴식 등판의 루틴을 고수하며 다른 선발 투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줬고 결과까지 가져온 외국인 에이스였다.
1차전 패배로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꿈이 잠시 흐릿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KT는 희망찬 미래를 꿈꿀 수 있다. 1차전의 과정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데스파이네가 정규시즌처럼만 던져주고 타선은 1차전에서 얻은 분위기와 자신감을 만족할만한 결과로 승화시킨다면 KT의 반격 시나리오는 현실이 될 수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