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다' 임미숙, 김학래 무관심 속 공황장애→100억 빚 다 버틴 결혼 31년 [어저께TV]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11.10 06: 50

코미디언 임미숙이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 남편 김학래의 무관심 속에 신혼 초부터 겪은 공황장애부터 남편의 사업 실패로 떠안은 100억 원 채무를 갚기까지 굴곡진 31년 결혼 생활을 돌이켰다. 
9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밥은 먹고 다니냐-강호동의 밥심(약칭 밥먹다)'에서는 임미숙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임미숙은 1980년대를 주름잡던 1세대 미녀 코미디언으로, 1990년 김학래와 결혼해 한국 코미디 부부 2호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 신혼 초부터 김학래의 무관심 속에 공황장애를 앓아왔던 속내를 털어놔 충격을 자아냈다. 

그는 "결혼하고 1년 정도 있다가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고 가슴이 계속 뛰었다. 그 당시에는 공황장애라는 말도 안 썼다. 누구한테 얘기하면 제가 미쳤다고 할까 봐 말을 안 했다. 그 후로도 10년 동안 그랬다. 제주도에 촬영 가서 돌아오는데 비행기에서 '갇혔다’는 생각에 오는 내내 서서 왔다. 그 뒤로 방송을 그만 뒀다"고 밝혔다. 
이어 "김학래 씨는 자기와 전혀 상관 없다고 해도 조금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일단 남편을 집에서 보는 게 아니고 방송국에 가야 볼 수 있었다. 큐 사인 들어가면 웃으면서 이야기하다가 카메라 꺼지면 '어제 어디 갔다 왔어’라고 으르렁거리며 말했다"고 했다. 
임미숙은 "그때 지방 행사가 정말 많기도 했고, 남편이 사소한 사고를 많이 쳤다. 보증 서고, 사업 실패도 하고 그랬다. 어쨌든 그 당시에 나는 혼자 있었다"며 신혼부터 외로웠던 심경을 털어놨다. 또한 "그렇게 공황장애를 앓고 10년 살았는데 나 같은 증상을 똑같이 말하면서 그게 공황장애라고 라디오에서 말하더라. 그 때 안심이 되더라. 병명이 있으니까. 그러고 어느 날 최란 선배님이 김학래 씨한테 '임미숙 씨 얼굴 좀 봐라. 어디 아픈 것 같으니까물어봐라’라고 했다고 하더라. 그때 나한테 '어디 아프냐’고 묻는데 통곡을 하고 울었다"고 설명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뒤이어 김학래가 '밥먹다'에 나타났다. 그는 "아내가 뭔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다 20년 전 얘기다. 내가 뭐 바람을 피웠다거나 친구들하고 도박한 얘기 아니냐"고 지레 짐작해 폭소를 자아냈다. 임미숙은 "나는 안 했는데 본인이 말한다. 당신 바람 피웠냐, 도박한 거냐"고 다그쳐 웃음을 더했다. 
정작 임미숙은 "개그맨 부부라 어디 가서 웃기려고 하다 보면 다 과장을 하게 된다. 남편이 도박에 바람을 피웠다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 포커는 치긴 했다"며 김학래를 감쌌다. 이에 김학래는 "원래 포커는 칠 줄도 몰랐다. 그런데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가 끝나면 후배가 포커 한 판 치자고 하면서 알려줬다. 몰랐는데 하다 보니 재미있더라. 밤을 새워서 치기도 했다. 그거로 내가 속을 좀 썩였다"고 털어놨다. 
특히 김학래는 "열심히 일하고 취미 하나 노는 건데 괜찮지 않나 생각하기도 했다. 내가 가족의 의미를 너무 늦게 알았다"며 후회했다. 이에 임미숙은 "나는 결혼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병이 되고 아프고 힘들었다. 결혼의 의미가 이 사람과 내가 다르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1990년대 부부 동반 MC로 활약할 당시에도 임미숙의 속앓이는 이어졌다. 임미숙은 "어느 때는 따귀를 때리고도 싶었다. 3~4일을 집에서 못 봤는데 대기실에 미리 와 있으면 내가 잔소리를 할까 봐 방송 시간 맞춰 땡 하면 들어오더라"라고 했다. 김학래는 "그때 아내가 애를 갖고 산달을 앞두고 나서야 일을 그만 뒀다. 힘들 때였는데, 같이 가서 밥이라도 먹어주고 같이 들어오면서 힘든 걸 나눴어야 하는데 그걸 못해줬다. 그 때 못해준 게 가슴이 아린다"며 미안해 했다. 
갈등 깊던 신혼 초를 지나고 나니 경제적 위기가 있었다. IMF 시기 사업 실패로 빚만 60억 원에 한달 이자만 수천만 원에 달했다는 것. 임미숙은 "그때 빚에 보증 서준 것까지 겹쳤다. 마지막으로 동네에 중식당을 한번 해보자면서 또 20억 빚을 들여서 1층 상가만 사서 중국집을 했다. 인테리어를 4억을 들여서 또 지금까지 유지할 정도로 잘 해놨다"며 사업 초기를 회상했다. 
다행히 그 중국집은 지금까지 버틸 정도로 성행하고 있었다. 임미숙은 "2003년에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살았다. 저희 부부끼리 개근상을 챙길 정도로 둘 중 한명은 하루도 안 빠질 정도로 갔다"고 했고, 김학래 또한 "중국 음식을 냉동식품으로 만든 건 우리가 최초다. 우리는 배달을 안 한다. 대신 전국에 배달을 하는 건 냉동식품으로 만들었다. 탕수육, 누룽지탕 만들 때마다 대박 났다. 매출이 100억이었는데 남는 건 얼마 없었다. 그렇지만 100억 매출도 쉽지 않은 거였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학래는 "빚만 없어도 그렇게 행복할 줄 몰랐다. 우리 빚 딱 갚는 날 둘이서 차 한 잔 하자고 했다. 한 80억 갚았다"며 후련함을 표했다. 임미숙은 "큰 돈은 80억 정도고 소소한 거 여기저기 갚은 거 다 하면 100억 정도"라고 거들었다. 이처럼 힘든 세월의 심판을 나란히 통과한 결과, 임미숙은 "결혼은 환상이고 행복이라 생각했는데 사랑의 수고인 것 같다"고 돌이켰다. 
그런 아내를 위해 김학래는 소소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바로 영상 편지. 그는 임미숙 몰래 '밥먹다' 제작진에 영상 편지를 전달했고 이를 통해 "임미숙 씨가 잘 참고 견뎌줘서 입이 열 개라도 뭐라 말할 게 없다. 각서 이런 거 전집을 낼 정도로 많이 써봤지만 그거 하고는 관계 없이 너무 잘 배려해주고 참아줘서 아들 한 명과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여기에는 다 임미숙의 힘이 들어가 있다. 이제부터는 내가 잘 하겠다"고 진심을 말했다. 
이에 임미숙은 포옹에 뽀뽀로 화답하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사는 날이 항상 감동이다. 많이 울었는데 눈물이 마를 정도로 행복하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학래는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임미숙과 결혼하겠다"며 다시 한번 말하며 임미숙에게 장미꽃 한송이와 함께 뽀뽀를 건네 훈훈함을 더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SBS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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