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11월 괴담은 언제부터 생긴 걸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최근에는 11월에 몰려서 사건사고가 벌어지지 않아 11월 괴담이라는 표현이 다소 시들해졌지만 N년 전 오늘, 이러한 괴담을 방불케하는 사건사고가 벌어졌다. 오쎈 타임머신이 그날로 떠났다.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
‘리빙 레전드’ 가수 하춘화의 특별한 인연은 바로 원로 코미디언 이주일이다. 하춘화의 8500회 공연 중 7500회는 이주일과 함께였을 정도로 각별했는데 생명의 은인이라 더욱 그러했다.
1977년 11월 11일 지금의 익산역인 당시 이리역에서 화약 폭발사고가 발생했고 500m 떨어진 곳에 있던 하춘화의 공연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공연장 지붕이 무너져 내렸고 도시 전체가 암전된 상황에서 하춘화는 죽음을 맛봤다고.
그를 구출한 이가 바로 이주일이었다. 당시 이주일은 머리 위로 벽돌이 떨어져서 두개골 함몰 부상을 당했는데도 하춘화를 살리려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 걸로 알려졌다. 결국 하춘화는 이주일의 머리를 밟고 담을 넘어 함께 목숨을 구했다.
이때를 떠올리며 하춘화는 2002년 폐암 말기로 세상을 떠난 이주일을 다시 한번 추억했다.
#2010년 배우 유동숙 신종플루 사망
코로나19가 삼켜버린 2020년. 하지만 10년 전에는 신종플루가 있었다. 그리고 연예계에도 그 희생자가 나왔다. 로마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배우 유동숙이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이다.
영화 ‘심장이 뛰네’(감독 허은희)의 주연을 맡았던 유동숙은 2010년 10월 29일 제 5회 로마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뒤 귀국해 몸살과 호흡곤란 증세를 겪다가 2주도 안 된 11월 11일 세상을 떠났다.
당시 소속사 측은 “로마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어 다녀온 배우 유동숙. 하지만 병명을 알 수 없는 심혈관질환으로 갑자기 명을 달리했다”며 “항상 무대 위에서 몸을 불사르던 배우 유동숙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2013년 연예계 도박 파문
매년 11월 자살, 사고, 사망, 이혼, 마약, 음주 등 좋지않은 일들이 유난히 많이 일어나 연예계에는 ‘11월 괴담’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어느 순간부터 이러한 괴담이 사그라드는가 싶었는데 2013년 11월 11일 연예계가 도박 파문으로 발칵 뒤집혔다.
그도 그럴 것이 방송가를 주름잡던 쟁쟁한 스타들이 대거 검찰조사를 받았기 때문. 탁재훈, 이수근, 붐, 앤디, 토니안, 양세형, 공기탁 등은 인터넷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한 혐의로 소환됐고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후 이들은 즉각 방송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에 들어갔다.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이들이라 충격은 컸지만 죗값을 치른 뒤 조심스럽게 방송에 복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웃음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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