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합니다."
'전자발찌 1호 연예인' 고영욱이 진심 어린 반성문이 아닌 SNS 개설 소식을 들고 돌아왔다.
고영욱은 지난 12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인스타그램 개설 소식을 알렸다. 고영욱은 단숨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뜨겁게 달궜다. 성범죄자의 복귀라니, 그 누구라도 놀라고 남을 일이다.
고영욱은 같은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SNS 활동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고영욱은 "안녕하세요. 고영욱입니다. 이렇게 다시 인사를 드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렀네요"라며 "저는 9년 가까이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살아있는 한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기에 이젠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고영욱은 과거 신정환과 자신의 어머니가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고영욱은 "저희 엄마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얼마 전 정환이 형이 보내준 젊은 시절 엄마의 사진을 올려봅니다"라며 "저로 인해 많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셨지만 다행히도 반려견들과 건강하게 지내고 계십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엄마의 건강하신 최근 모습도 차차 올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고영욱의 말대로다. 그는 9년 가까이 세상과 단절됐다. 다름 아닌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서다. 고영욱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총 4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고영욱은 징역 2년 6개월, 신상정보 공개·고지 5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년 등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2015년 7월 10일 만기 출소했다.
고영욱은 '살아있는 한 계속 이렇게 지낼 수 없다'며 SNS 개설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그러나 고영욱이 평생 사죄해야 할 피해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계속 그렇게' 생활해야 했다. 놀랍게도 고영욱이 여전히 공인의 파급력을 지닌 만큼, 그가 SNS나 검색어 등으로 노출되는 것은 피해자들을 향한 또 다른 가해다.
고영욱은 과연 몰랐을까. 자신의 SNS 활동이 이슈가 될 것을 예상치도 못했을까. 진정 그랬다고 해도 문제다. 9년의 자숙이 어느 정도 충분했다고 생각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쪽으로 생각을 해봐도 뻔뻔하고 황당할 따름이다.
고영욱은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늘 성찰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겠습니다"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대체 그가 말하는 성찰은 무엇인지, 노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확실한 건 그의 반성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고영욱의 SNS 활동 재개는 그 어느 범죄자 연예인보다 위험하다. 이미 범죄자가 연예계에 판을 치는 가운데, 성범죄자인 고영욱마저 SNS를 발판 삼아 복귀한다면 최악의 선례가 될 게 뻔하다.
그 가운데 고영욱은 유튜브에 관심을 보이기까지 했다. 고영욱의 SNS 개설 목적이 오직 '소통'으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다. 고영욱의 간 보기에 대중의 철저한 무관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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