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미(美)와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함께 지닌 마스크에 활짝 웃을 때 돋보이는 시원한 이목구비, 그리고 새침한 듯 도도해 보이지만, 명랑 쾌활한 반전 매력도 갖고 있는 남이안.
2014년 각종 CF와 뮤직비디오를 통해 연예계에 입문한 남이안은 2018년 MBC every1 드라마 '4가지 하우스'로 정식 데뷔했고, 지난해 KBS2 '태양의 계절'을 거쳐 올해 SBS 일일드라마 '엄마가 바람났다'에 캐스팅됐다.
지난달 종영한 SBS 일일드라마 '엄마가 바람났다'는 결혼이라면 치를 떨던 싱글맘이 재력가 아빠를 원하는 자식들을 위해서 돈 많은 남자랑 결혼하려는 좌충우돌 로맨스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남이안은 극 중 철없는 행동으로 언니 필정의 속도 많이 썩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필정만큼이나 생활력 강하고 억척스러운 똑순이 오순정을 맡았다.
남이안은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촬영 전까진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정말 소중하고 뜻 깊다"라며 "이 사람들과 이 작품은 못 잊을 것 같다. 첫사랑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많이 혼났다고 밝힌 남이안은 "항상 혼났다. 세트장 갈 때마다"라며 "감독님이 '왜 연기할 때 상대방을 똑바로 보지 않느냐?' '밥을 맛있게 먹어라' '더 밝게 연기해야 한다'라고 그러셨다. 부족한 부분을 현장에서 자주 강조하셨다"라고 했다.
칭찬보다 혼난 기억이 많아도 절대 잊을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엄마가 바람났다'는 나에겐 첫사랑 같다. 첫사랑은 치트키 같으니까"라며 "아마 그때로 돌아갈 순 없을 것 같다. 내가 배우로서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그런 마음가짐을 선물해 준 작품"이라며 애정을 표했다.
남이안은 대구 출신으로 학창 시절 대부분을 영덕에서 보냈고, 대학에서 관광을 전공하다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왔다. 2014년 당시 운 좋게 꽤 많은 CF에서 활약했지만, 드라마에 출연하기까지 약 4년의 시간이 걸렸다. 하루라도 빨리 데뷔하고 싶은 신인의 입장에서는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을 수도.
그는 "소속사 대표님이 준비가 덜 된 상태로 데뷔하는 걸 반대하셨다. 연기력이 어느 정도 탄탄하게 밑바탕이 된 이후에 나가길 원하셨고, 그래서 데뷔가 늦어지더라도 '단련을 하자'라고 하셨다"라며 "그런데 이 과정에서 오디션도 굉장히 많이 떨어졌다.(웃음) 매일 연기 수업만 받으니까 내 수준이 궁금하더라. 그래서 직접 내 발로 오디션을 찾아갔는데, 다 떨어지니까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자만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도 됐다"라며 쿨하게 웃어 보였다.
지난 4년 동안 열심히 연기 수업을 받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SBS '엄마가 바람났다'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해 이제야 제대로 한 발을 내딛었다.
남이안은 "처음 광고 찍을 때 카메라 앞에 섰는데 '돈 안 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너무 재밌어서. 표정으로 뭔가 표현하고, 사람들과 의기투합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이 놀이처럼 느껴졌다. '우와~ 이거 진짜 재밌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드라마나 영화를 해보면 어떨까?'라는 시선으로 바뀌었고, 지금까지 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배우는 기다리는 직업이다. 또 다른 기다림이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말에 남이안은 "사람들이 날 보고 긍정적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오지 않은 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배우로서 보완하고 수정해야 할 게 많다. 지금은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채워가고 싶다. 앞으로의 배우 인생이 더 궁금하고 기대된다"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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